지난 2016년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선 캠프의 ‘러시아 내통설’을 파헤친 미 유력 신문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가 미국 최고 권위의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1917년 창설된 퓰리처상은 미 언론·예술 분야를 통틀어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언론 분야는 보도·사진·비평·코멘터리 등 14개 부문에서, 예술 분야는 픽션·드라마·음악 등 7개 부문에 걸쳐 수상자를 선정한다.
16일(현지시간) 미 컬럼비아대의 퓰리처상 이사회는 퓰리처상 내셔널 보도 부문 수상자로 두 신문을 선정해 발표했다.
NYT·WP는 지난 미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정부 간의 유착 의혹을 파헤쳤다. 파문이 커지자 지난해 미 법무부는 이 의혹에 대한 수사를 담당할 특별 검사로 로버트 뮬러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임명했다. 출범 1년을 맞은 뮬러 특검은 현재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만을 남겨둔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NYT·WP의 보도를 두고 “나에 대한 마녀사냥이다” “가짜 뉴스(fake news)” 라며 맹비난을 쏟아냈지만 오히려 두 신문은 이번 수상을 통해 그 공로를 인정받게 됐다.
다나 카네디 퓰리처 관리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을 향해 ‘가짜 뉴스’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퓰리처는 가장 높은 수준의 진짜 뉴스를 알아봤다”고 호평했다.
또 NYT와 뉴요커는 세계적 성폭력 고발 캠페인인 ‘미투(Me Too)’로 이어진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 폭로로 공공 부문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두 언론사는 와인스타인이 약 30년 간 유명 여배우와 자신이 운영한 ‘와인스타인 컴퍼니’의 여직원에게 저지른 성폭력을 고발했다.
이어 WP는 지난해 앨라배마주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 낙선한 로이 무어(공화당) 후보의 과거 성추문을 집중 보도해 탐사 보도 부문 퓰리처상을, 미 캘리포니아주 신문인 산타로사 더 프레스 데모크랫은 지난해 캘리포니아주를 휩쓴 산불 관련 보도를 통해 브레이킹 뉴스(속보) 부문 퓰리처상을 받았다.
로이터통신은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과 경찰 암살단의 관계를 폭로하고, 또 미얀마 로힝야족 난민들의 현실을 사진으로 포착한 공로로 국제 보도 부문 퓰리처상과 피처 사진 부문 퓰리처상과 각각 수상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