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MS 구한 나델라의 묘책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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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9호 32면

책 속으로

히트 리프레시

히트 리프레시

히트 리프레시
사티아 나델라 지음
최윤희 옮김, 흐름출판

MS 윈도우의 ‘리프레시(refresh)’ 기능은 상쾌하게 하다, 혹은 생기를 되찾게 한다는 영어단어 뜻처럼 상큼한 느낌이 아니다. 사용자의 개인 파일을 제외한 모든 프로그램을 삭제하라는 명령어다. 한국식 경영철학으로는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 이 책에서는 한때 주춤했던 IT 공룡 마이크로소프트를 구원한 CEO 사티아 나델라의 리더십 모토다. 지금 당장 리프레시 단추를 두드리라는 얘기다.

인도계 엔지니어 출신 ‘듣보잡’ 경영인인 그가 2014년 초 CEO로 취임하기 직전 MS는 비틀거리고 있었다. PC 시장 침체, 노키아 인수 패착 등이 겹친 결과다. 4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반전됐다. 새로운 블루오션인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아마존 등과 경쟁하며 황금알을 낳고 있다. 사장 한 번 바꿨을 뿐인데 회사가 달라졌다면 사장 덕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런 미심쩍은 시선을 잠재우는 설득력 있는 성공 백서가 이 책이다.

싹 지우는 와중에 나델라가 남겨두려 했던 것은 뭘까. MS의 영혼이라는 흔한 경제경영서 답변이 얼른 눈에 띈다. 그렇다면 영혼의 내용은? 모든 사람과 조직이 강력한 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기술의 대중화가 MS의 영혼이라는 게 나델라의 진단이었다.

나델라는 자신의 성공 비결로 공감 능력을 꼽는다. 장애를 안고 태어난 아들 때문에 공감 능력이 커졌다는 아픈 개인사도 공개한다. 그런 휴먼스토리보다 경제경영서로 접근하는 독자들에게는 나델라가 클라우딩 사업에 집중 베팅한 과정을 보여주는 제2장이 더 흥미로울지 모르겠다. 인세수익은 자선단체에 기부된다고 한다.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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