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위기에 처한 ‘녹색 모히칸’ 헤어스타일 호주 거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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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양쪽을 짧게 깎고 정수리 부분만 세운 '모히칸 스타일' 녹색 머리를 가진 호주의 메리 리버 거북은 최근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사진 런던 동물학회 홈페이지 캡처]

머리 양쪽을 짧게 깎고 정수리 부분만 세운 '모히칸 스타일' 녹색 머리를 가진 호주의 메리 리버 거북은 최근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사진 런던 동물학회 홈페이지 캡처]

머리 양쪽을 짧게 깎고 정수리 부분만 세운 모히칸 스타일의 녹색 머리칼. 독특한 헤어스타일의 주인공은 사람이 아니다. 바로 호주에 사는 거북이다.

호주 퀸즈랜드 메리 강에 사는 독특한 헤어스타일의 메리 리버 거북(Mary River turtle)이 최근 멸종 위기에 처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들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메리 리버 거북은 특이하게 생식기를 통해 숨을 쉰다. 녹색 머리칼로 보이는 부분은 사실 해초 같은 조류 가닥들은 거북이의 몸에서 자라나 머리를 덮고 있는 것이다.

 머리 양쪽을 짧게 깎고 정수리 부분만 세운 '모히칸 스타일' 녹색 머리를 가진 호주의 메리 리버 거북은 최근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사진 런던 동물학회 홈페이지 캡처]

머리 양쪽을 짧게 깎고 정수리 부분만 세운 '모히칸 스타일' 녹색 머리를 가진 호주의 메리 리버 거북은 최근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사진 런던 동물학회 홈페이지 캡처]

1960~70년대에는 애완동물로 인기를 끌었으나 현재는 개체 수가 많이 줄어든 상황이다. 현재 이 동물은 런던 동물학회(ZSL)가 전 세계적으로 위험에 처한 파충류를 정리한 ‘엣지(Endangered·Edge) ’목록에 있는 572마리 중 공동 29위에 올라 있다.

2007년 처음 시작된 엣지 목록은 얼마나 고립돼 있거나 유일한지를 공식화시켜 점수를 부여해 ZSL이 발표한다. 양서류, 새, 포유류 등 다른 종들에 대해서도 발표한 바 있다. 파충류 목록에는 많은 거북이와 도마뱀, 뱀들이 정리돼 있다.

이 목록의 공동 제작자인 파충류 생물학자 리키 검스는 “파충류는 조류나 포유류 같은 동물보다 보호 측면에서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며 “엣지 목록은 파충류들이 얼마나 독특하고 연약하며 놀라운지를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독특하고 쉽게 간과하는 동물들을 구하기 위해서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우리가 이 종들을 잃는다면 지구 위에는 더는 그들과 같은 종이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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