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에 우리 농업 설득 총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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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농업 개도국 지위 유지에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오는 10~14일 멕시코 칸쿤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를 앞두고 8일 출국하는 황두연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농업에 중점을 둬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우리의 농업 개도국 유지에 반대하고 있으나 적극적으로 한국의 입장을 설득하겠다"고 다짐했다.

黃본부장은 "몇천㏊ 규모의 대규모 기업농인 미국과, 1㏊ 안팎의 생존형 소규모 자영농인 한국에 대해 같은 선상에서 시장을 개방하라고 요구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농업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인 만큼 유연성을 갖는 협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1년 11월 카타르 도하에서 뉴라운드가 출범할 때 WTO 각료 선언문에 무역 이외의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비교역적 관심사항(NTC) 규정이 도입됐다"며 "칸쿤 회의에서 농업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농업이 NTC 항목임을 분명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黃본부장은 "칸쿤 회의의 핵심이 정치적.산업구조적으로 민감한 농업 협상이기 때문에 성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WTO 회원국들이 세계 경제가 부진한 가운데 칸쿤 회의마저 실패하면 세계 무역질서에 공백이 생기기 때문에 내년 말 뉴라운드 협상을 끝내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 있어 성공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그는 "무역으로 먹고 사는 나라에서 무역을 자유화하자는 협상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보조금.반덤핑 등에 대한 WTO 협정이 현실과 맞지 않아 무역협정 강화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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