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서도 ‘미투’ 폭로…“교수가 취한 척 가슴 만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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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전경. [사진 고려대학교 홈페이지]

고려대학교 전경. [사진 고려대학교 홈페이지]

고려대학교 문과대학에 재직 중인 교수가 학생들을 상대로 수차례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미투’ 폭로가 나왔다.

지난달 30일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성평등대책위원회는 한 제보 글을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 공개했다.

제보자는 “K 교수에게 2008년도부터 불과 몇 년 전까지 수차례 성추행을 당했다”며 “늦게까지 술자리에 제자들을 앉혀놓기 일쑤였던 그는 ‘노래방을 가자’ ‘비디오방을 가자’ ‘데려다주겠다’며 손을 잡는 등의 일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제보자는 또 “대학원에서 지도교수는 장학금, 학위, 취업 등 많은 부분의 결정권자였기에 정색하며 거절하지 못했다”며 “오히려 에둘러 거절할 때면 비참하게도 그자의 기분이 나쁘지는 않나 눈치를 보기까지 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차에서 내릴 때면 껴안거나 심지어 억지로 뽀뽀하는 일도 있었다. 술에 취한 척 가슴을 만지기도 했고, 한 번은 노래방에서 술 취한 K 교수가 바지를 벗기려고 추행해 한동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제보자에 따르면 주변 동료들도 비슷한 일을 겪었고, 더한 추행을 겪어 대학원을 포기한 학생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고려대 국문과 관계자는 이데일리에 “현재 제보된 피해만 4건이며 이외에도 피해자가 많다고 들었다”며 “피해자의 대다수가 대학원생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해당 교수는 “몸이 아프다”며 성추행 의혹에 대해 입장 밝히기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려대 측은 K 교수에 대한 직권조사를 시행하고 세부 사항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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