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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암호화폐를 발행했다고? 만우절 황당 뉴스

중앙일보

입력

북한이 암호화폐를 도입했다고 북한 전문 여행사인 고려투어가 1일 온라인 보도자료를 냈다. 하지만 만우절 가짜 뉴스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 암호화폐 가짜뉴스

북한 암호화폐 가짜뉴스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고려투어는 홈페이지에 “북한 관광산업에서 사용 가능한 암호화폐가 나왔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올렸다. 암호화폐의 이름은 ‘고려코인(Koryo Coin)’이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고려코인 1개의 가치는 북한 돈으로 약 8888원이다. 중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가 8자인 것에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어로 ‘팔(八)’의 발음이 돈을 번다는 뜻의 ‘발(發)’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2008년 8월 8월 오후 8시에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것과 같은 이유다.

북한 화폐

북한 화폐

보도자료는 “아리랑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북한) 주민들은 국가 인트라넷 시스템을 통해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암호화폐를 사용하거나, 가치에 투자할 수 있다”며 “외국인들은 개성 인삼, 대동강 맥주, 인기 있는 ‘웰컴-투-평양’ 티셔츠 구입 등에 고려코인을 쓸 수 있다”고 전했다.

보도자료는 북한 당국 관계자들의 짧은 코멘트도 전했다. 물론 실존 인물 여부는 알 수 없다.

북한 중앙은행의 사이버 담당 부서장을 자처한 리현아 씨는 “고려코인은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기본 통화가 될 것에 틀림없다”며 “우리의 모든 손님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상점

북한 상점

북한의 국가관광총국 김명철씨는 “수년 전 고려투어로 방문한 일부 관광객들에게 암호화폐에 대한 얘기를 듣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졌다”며 “우리나라가 자체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했다는 사실은 그 이후 우리의 컴퓨터 과학이 발전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보도자료는 “고려투어는 고려코인을 받는 첫 번째 회사라는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고려코인 투자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자세한 정보를 얻기 위해 연락하기를 조언한다”고 전했다.

가짜 뉴스에 대한 결정적인 힌트는 보도자료의 마지막에 있었다. “또한 보도자료의 날짜를 확인하기 바란다(to check the date of this press release too).” 즉, 4월 1일 만우절이란 점을 상기시키는 대목이다.

주정완 기자 jw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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