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력이 승패가름…인생승부 걸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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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K군. 결전의 날이 1백일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그동안 태릉훈련원에서, 해외의 전지훈련장 또는 경기장에서 뼈를 깎는 훈련을 통해 흘려온 땀방울의 결실을 위해 마지막 준비를 갖출 시간이다.
환희와 아쉬움이 엇갈리는 선수생활을 이미 20여년전에 마친 선배로서 오늘 대표선수들의 강렬한 의욕과 책임, 눈빛에 담긴 집념과 각오를 읽을수 있다.
실전의 그날을 눈앞에 두고 먼저 「정신을 하나로 모으면 못이룰 일이 없다」는 말을 강조하고싶다.
지난 서울아시안게임에서 중공을 금1개차로 바짝 뒤쫓은「기적」과 LA올림픽의 금6·은6·동7개의 의외의 전적은 결국 강한 정신력의 결실이다.
역대올림픽에서 한국의 메달리스트들은 대부분 투지와 극기의 정신으로 가난과 역경을 떨치고 일어나 우리를 감동시켜왔다.
그러나 정신력은 승패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제4회 런던올림픽 마라톤에서 이탈리아의 「도란도」가 결승점 바로 앞에서 수차례 쓰러지며 기어코 골인한뒤 졸도한 일화는 우리의 귀감이 될만하다.
K군. 또 사상처음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올림픽에 출전하는 세대로서 인생의 모든 승부를 걸고 후회없는 경기를 펼쳐주기를 바란다.
우리의 하늘 아래서 온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펼쳐질 서울 올림픽에서의 영광은 과거 어느대회보다 빛나고 값질 것이다.
그렇기때문에 더욱 어깨가 무거울수도 있다.
몬트리올 올림픽 레슬링에서 금메달을 따낸 양정모(양정모)는 당시의 감격을 이렇게 말했었다.
『애국가가 울려퍼지고 태극기가 게양대에 높이 오르는순간 나는 한국인의 긍지, 피땀의 보람을 느낄수 있었다. 그리고「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한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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