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구타하고 성폭행 50대 항소심서 ‘감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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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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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친정어머니를 생각하면서 운다는 이유로 때리고 성폭행한 50대가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는 강간과 준강제추행, 강간치상 혐의로 기소된 A(58)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징역 7년)을 파기하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또 5년간 신상정보공개와 위치추적장치 10년간 부착, 성폭력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A씨는 2016년 6월 10일 자택에서 신혼인 50대 아내가 저녁 식사를 하면서 친정어머니 생각에 눈물을 흘리자 “왜 밥 먹는 분위기를 깨느냐”면서 머리를 때리고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그는 또 지난 6월 16일 자택에서 피해자와 말다툼을 하던 중 “옷을 벗은 채로 나가라, 아파트 주민들에게 망신을 당해봐라”는 등 욕설을 하며 머리 등을 주먹으로 때린 뒤 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B씨는 6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외상성 두개내출혈 등의 중상을 입었다. 결국 B씨는 다음날인 17일 새벽 잠옷만 걸친 채 집 밖으로 도망 나왔다.

A씨는 지난 2012년에도 동거했던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1심에서 “부부싸움이 끝나고 화해했고 아내와 합의로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가진 것일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혼인관계가 실질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경우에도 반항이 불가능할 정도의 폭행이나 협박을 가한 상황에서 부부관계가 이뤄졌다면 강간죄가 성립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항소심에 이르러 범행을 모두 반성하고 혼인관계가 정리된 점, 적지 않은 위로금을 주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원심의 형은 너무 무겁다”며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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