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北비핵화, 중국에 최대 악재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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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왼쪽)과 리커창 총리가 5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 AP=연합뉴스]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왼쪽)과 리커창 총리가 5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 AP=연합뉴스]

비핵화를 위한 북미 정상회담이 추진 중인 가운데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가 북한 비핵화는 중국에 최대 악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12일(현지시간) 미 국익연구소(CNI)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방연구국장은 이날 폭스뉴스에 기고한 ‘핵 없는 북한은 왜 중국에 최대 악몽인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트럼프 정부가 (대북) 협상의 궁극점에 도달한다면, 지정학적 지도는 즉각 재편될 것”이라며 “지구상 최대의 안보 위험 중 하나가 제거되면서 미국과 아시아 동맹국들의 안보는 극적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것보다 중국을 두렵게 만드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이어 “북한이 미국의 외교 정책에 가져온 불안정성은 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많은 목표를 달성할 일생일대의 기회를 준다”면서 “아시아에서 북한 위기를 제거하면 미국은 아시아 전역에서, 사실상 전 세계에서 중국의 열망을 억제할 경제‧외교‧정치적인, 그리고 무엇보다 군사적인 능력을 갖추게 된다”고 주장했다.

또 “과거 중국은 미국이 다른 지역에 외교적 초점을 두는 것으로부터 혜택을 받아왔다”며 “9‧11 테러로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에 돌입한 후 세계가 다른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집중하는 동안 중국은 경제력과 군사력을 키울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 정부가 다시 중국과의 열강 경쟁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면 중국은 많은 주요 영역에서 세를 잃을 것 같다”며 “무엇보다 미국은 북한 핵의 도전과 관련해 도움을 얻으려고 중국에 더는 신세를 지는 기분이 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북핵 문제 해결로 중국을 압박할 수 있는 것으로 남중국해, 대만, 동중국해, 무역 등 네 가지를 꼽았다.

그는 남중국해가 엄청난 규모의 해상 무역이 이뤄지는 통로이고 부존자원의 가치가 상당하는 사실을 언급하며 “미국은 유리한 위치에서 중국의 주장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대만 문제와 관련해 “미국 정부는 대만과 관계를 상당히 제고할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대만에 더 많은 외교적‧군사적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중국해의 경우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인근 영토 분쟁에서 일본과 공조를 강화하는 동시에 아시아에 있는 군사 자산을 동중국해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무역에 대해 “미국은 3500억 달러(한화 373조6000억원)에 달하는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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