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에서 토끼로" 스페인경제 대호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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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을 유치한 스페인경제는 요즘 활기에 넘쳐있다. 스페인사람들은『「콜럼버스」가 아메리카를 발견한 이래의 대호황』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92년은 여러가지로 의미가 깊다. 올림픽뿐만아니라 때맞춰 EC(유럽공동체)가 대통합의 꿈을 실현하는 것도 이때가 된다. 세비야에서는 58년 브뤼셀이후 최대라는 1백억달러규모의 엑스포가 열린다.
이같은 사상최대의 호기를 맞아 외국의 대기업체도 눈독을 들이고 속속 스페인으로 몰려들고있다. 미국의 포드사·서독의 폴크스바겐·영국의 브리티시석유·일본의 닛산이나 소니·한국의 삼성등이 이미 현지공장건설을 서두르고 있는 마드리드의 볼사가가 새로운 금융중심지로 부상, 세계투자가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페인경제의 이같은 활황세는 지표상으로도 분명하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5.2%로 유럽역내에서 제일 높고 올봄도 4%는 넘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지난해 스페인국민은 92만7천대의 차를 구입, 전년도보다 35%나 늘어나는 기록적 호황을 맛보았다. 건축투자도 지난해 14%증가했고 수출과 수입이 각기 25%와 38%가 늘어나 교역량도 스페인 무적함대시절을 방불케 한다.
그러나 스페인은 과거의 영화에 어울리지 않게 기간산업이 불충분, 도약에 큰짐이 되고 있다. 철도·도로는 수십년이나 뒤진 낡은 시스팀들뿐이고 전화통화도 잘 되지 않는 형편. 게다가 교육제도도 뒤죽박죽으로 대부분의 여유있는 스페인 국민은 외국으로 어린이들을 유학시키고 있다. 무엇보다 21%가 넘는 실업률은 스페인경제의 아킬레스건이다.
그럼에도 「거북이에서 토끼」로 라는 외국언론의 표현에서 보듯 스페인경제는 이제 92us 올림픽의 호기를 맞아 도약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EC역내 11개국보다 2배나 된다는 것은 그 좋은 조짐이다. <방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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