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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경기 꿈틀 꿈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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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팬택&큐리텔은 요즘 공장을 3교대로 풀가동하고 있다. 하반기에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백% 많은 수출주문을 받아놓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이후엔 러시아와 태국, 서유럽과 중동 등 8개국에 새로운 수출길을 텄다.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75%가 늘어난 2조5천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이 회사 노순석 상무는 "미국과 중국, 서유럽 등의 정보기술(IT)시장 회복 등으로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세계 IT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국내 IT산업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이후 3년여 만이다.

◇곳곳서 호전 조짐=우선 수출이 호조다. 정통부에 따르면 올 들어 IT 산업수출은 매월 늘어나는 추세다.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 동안은 수출증가 폭이 더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48억8천만달러를 수출, 액수로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덩달아 수입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IT부품과 원자재의 수입은 32억6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5%나 늘어난 수치다.

그 주역은 반도체와 휴대전화다. 반도체의 경우 3월에는 전년보다 6.1%나 수출이 감소했고 4월에는 겨우 1% 성장에 그쳤지만 5월 이후에는 6~18%까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2분기에 지난해보다 5천억원이 늘어난 3조7천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하반기에는 더 나은 실적이 예상된다. 모바일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플래시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고, LCD시장이 커진 것이 원인이다. 하이닉스도 올 3분기 영업수지가 17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휴대전화는 연초부터 계속 성장세다. 특히 6월과 7월에는 각각 29.6%와 53% 성장을 해 IT경기 회복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휴대전화 부문은 올 판매목표가 지난해보다 20% 정도 늘어난 5천2백50만대를 팔아 12조원대의 매출을 잡고 있는데 목표 달성은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왜 좋아지나=선진국과 중국 등 세계 IT경기 회복세와 맞물려 있다. 미국의 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2분기 반도체 공장 가동률은 85.9%로 전분기보다 3.1% 포인트가 상승했다. 인텔 등의 실적도 크게 좋아졌다. 또 스웨덴과 핀란드.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들도 IT 경기가 회복되면서 한국으로부터 수입이 1백% 이상씩 늘었다.

삼성경제연구원 김재윤 박사는 "미국의 IT 관련 업체들의 실적이 호전되고 있고 세계시장의 PC 재고가 줄어들어 생산출하가 내년에는 10%대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국내 IT경기도 연말께부터 본격적인 회복기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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