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특사 뜬 날 … 개성공단 기업 주가 들썩들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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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이 5일 방북하면서 남북 경제협력 관련 종목의 주가도 함께 떴다. 오랜 기간 닫혔던 남북 경제협력의 창구가 다시 열릴 수 있다는 기대가 퍼지면서다.

좋은사람들 29% 인디에프 25% #“남북 상황 속단 말아야” 지적도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인디에프 주가는 400원(25.48%) 급등하며 19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인디에프는 조이너스·꼼빠니아·예츠·예스비·트루젠 등 브랜드를 거느린 의류회사다. 북한 개성공단에 공장을 두고 있는 기업이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2016년 2월 개성공단은 폐쇄됐다.

올해 들어 1000원 안팎에서 제자리걸음 했던 이 회사 주가가 지난달 8일을 기점으로 갑자기 뛰기 시작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평창 겨울 올림픽을 맞아 한국을 방문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때다. 대북 기류가 대화 쪽으로 바뀌면서 인디에프 주가는 상승세를 탔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수석을 맡은 대북특별사절단이 평양에 들어선 이날 인디에프 주가는 20% 넘게 다시 뛰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다른 기업의 주가도 같은 이유로 상승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신원 주가는 7.74% 올랐다. 코스닥에 상장된 개성공단 입주 기업의 주가 상승 폭은 더 컸다. 제이에스티나(10.81%), 재영솔루텍(13.54%), 좋은사람들(28.53%) 등은 이날 하루 사이 10~20%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대북 송전 사업과 연관된 회사의 주가도 들썩이고 있다. 광명전기(4.91%), 선도전기(5.81%), 이화전기(6.80%) 주가가 이날 나란히 올랐다. 하지만 축포를 터뜨리기엔 아직 이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북특사단이 파견되긴 했지만 이것을 남북 경제협력 재개, 해당 기업의 실적 개선으로 연결하기엔 지나치게 이른 감이 있다”며 “미국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제재 효과가 아직 뚜렷하지 않은 데다 과거의 경험을 비춰봤을 때 상황은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황 연구위원은 “보수적인 관점에서 개성공단 입주 기업 등 관련주에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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