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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전산화…개인별 신용 즉시 파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H증권사에 다니는 P씨는 국민카드를 발급받으려고 국민은행에 카드신청을 했으나 거절당했다.
국민은행이 은행연합회를 통해 P씨의 신용정도를 알아본 결과 그는 대학3학년때인 지난85년9월 국민은행 S지점에서 학자금 32만원을 융자받았으나 이것을 아직껏 안갚고 있기 때문이었다. 하는수 없이 원금에 연체이자까지 몽땅 갚고난 뒤에야 카드를 발급 받을수 있었다.
금융전산화가 착실히 진행됨에 따라 웬만한 개인신용정보는 빠짐없이 조사되고 있음을 보여준 실례다. 특히 금융기관에 얼마만큼이라도 손실을 끼쳤을 경우는 그것을 보상하지 않고는 그 은행은 물론 다른 금융기관과도 거래를 틀수 없을 정도로 개인신용정보는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는 실정이다.
주민등록번호만 두들기면 언제, 어느 은행, 어느 점포에서 부도를 냈는지, 연체가 발행했는지 소상하게 나타난다. 현재금융기관이 파악하고 있는 개인신용정보는 전국은행연합회 및 전국종합신용평가(주)에서 일괄 관리하고 있다. ▲가계종합예금거래자=이 예금을 통해 가계수표가 발행되므로 가입자에 대한 신용조사가 필수적이다.
각 은행은 가계종합예금에 새로 들거나 가입을 해지하는 경우 및 부도가 발생한때는 준비된 양식에 주민등록번호·성명·직업등을 기록, 사유발생 이틀이내에 은행연합회에 보고하며 연합회는 이 정보를 컴퓨터에 입력, 수록하게 된다.
▲신용카드거래자=국민·비시·비자·다이너스등 금융기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신용카드 소지자는 자동 입력된다. 카드를 몇개나 가지고 있으며 언제 얼마나 카드대금을 연체시켰는지 즉시 나타난다.
새카드를 발급하거나 기존회원이 가입을 해지하는 경우, 그리고 각종 불량거래가 발생할 때마다 해당은행은 전산테이프에 관련정보를 수록, 연합회에 제공하게 된다.
▲적·황색거래자 및 금융 부실거래자=은행에서 1천만원이상을 대출받고 원리금 상환을 3개월이상 지체했을 경우 황색거래자로, 6개월이상연체나 부도를 냈을 경우는 적색거래자로 구분돼 특별관리를 받게 된다.
대출금이 1천만원 미만이라도 연체가 6개월이상 계속 되면 연체금이 언제부터 얼마나 밀렸는지 컴퓨터에 입력된다.
이와는 별도로 은행감독원이 금융기관에 3억원이상의 손실을 끼친 사람들에 대해 분기별로 파악하는 금융부실거래자 명단도 컴퓨터에 수록되고 있다.
현재 은행연합회가 관리하고 있는 이들 불량거래자는 모두 25만명에 이른다.
▲당좌예금거래자=개인명의의 당좌예금가입자는 모두 조사되고 있으며 신규가입 및 해지시 각은행들은 반드시 사전조회를 하도록 돼있다. 이 예금을 통해 당좌수표가 발행되기 때문에 신용정보가 염격하게 관리된다.
▲기타 정보수록자=세금을 안내 국세청으로부터 은행예금을 압류당했거나 기타 국가기관으로부터 이에 준하는 조치를 받은자는 컴퓨터에 관련자료가 입력된다.
또 법무부와 협조, 파산선고나 금치산자 및 한정치산자선고를 받은 사람도 수록되며 병무청을 통해 해외에 있는 병역의무자명잔도 입력돼있다.
이러한 모든 정보는 각 금융기관이 일괄하여 사유발생후 이틀이내에 은행연합회에 서류로 보고하게 되며 마그네틱테이프를 이용할 경우에는 발생후 6일이내로 하고있다.
4월말 현재 은행연합회가 관리하고 있는 개인신용정보량은 가계종합예금거래자 95만명, 금융기관 신용카드사용자 2백48만명, 당좌예금거래자 6만3천명, 황색거래자 2백90명, 적색거래자 3백19명, 기타 연체자를 25만명등 모두 3백80만명에 이르고 있다.
개인신용정보는 개인의 사생활이 침해될 소지도 있으므로 금융기관 고유업무이외에는 외부유출이 금지되고 있다. 다만 수사상 필요한 경우나 연합회내의 수신전문위원회의 승인을 얻어 정보기관·자동차판매회사·백화점등에 제공된다.
현재 금융기관외에 개인신용정보를 이용하고 있는 곳은 현대·대우·기아등 자동차3사와 신세계·롯데·현대등 3개백화점 및 아메리칸익스프레스카드회사등 7개업체다.
기업의 신용정보도 낱낱이 컴퓨터에 입력되고 있다. 기업의 은행대출금이 얼마나 되는지, 언제 연체가 발생했는지, 어음 및 수표교부와 부도경력등 갖가지 기업정보가 전국신용평가및 한국신용평가주에 의해 집중 관리되고 있다.
기업관련정보는 컴퓨터단말기에 사업자등록번호를 입력하면 대차대표·손익계산서등 모든 재무제표가 쏟아져 나온다.
개인 및 기업신용정보는 현재 금융기관 및 일부업체가 수수료를 내고 이용하고 있으나 앞으로 백화점·할부판매회사·신용카드회사들이 대거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심상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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