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압선 자장영향 가능성"삼풍아파트 어린이 추락사 승강기 고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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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어린이 1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서초동 삼풍아파트 엘리베이터 사고는 엘리베이터 성능결함으로 인한 단순사고가 아니라 아파트 상공을 지나는 15만4천볼트 고압선의 전자자장 영향에 의한 구조적인 사고일 가능성이 많아 원인조사와 근본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방재전문 관계자들은 3만볼트 이상 고압선이 지날 경우 30m이내 거리에 따라 전자기기는 고압전으로부터 강한 자장의 영향을 받아 성능에 이상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삼풍아파트의 경우 지난달 29일 입주이후 20일동안 엘리베이터고장 55건을 비롯, 하루 평균 20건꼴인 4백여건의 전자기기 고장이 발생했다.
특히 이 아파트단지 지역은 10년전에도 서울시의 도시계획 협의과정에서 고압선이 문제가돼 아파트와 주택건설허가가 보류된적이 있었으나 문제의 고압선을 땅속에 묻는등 보완대책을 마련하지 않은채 아파트공사를 강행, 주민을 입주시킨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이 아파트단지외에도 전국곳곳에 고압선아래 주택가나 아파트단지가 들어선곳이 많아 주민생활에 잠재적 위험이 되고 있는등 건축행정의 중대한 허점으로 드러났다.
◇엘리베이터 사고=지난10일오후 엘리베이터 사고로 이현숙양 (7·서초국1)이 숨진 삼풍아파트13동은 옥상위에서 불과 10m높이로 l5만4천볼트 고압선이지나고 있는등 전체 업개동 가운데 10·13·16·19·23동등 5개동은 아파트 옥상으로부터 10∼20m높이로 고압선이 지나고있다.
◇전자기기 고장=엘리베이터 고장 이외에 그동안 전화 및 인터폰 고장 52건, TV 화면불량 73건등 모두 4백여건의 전기 관련 고장신고가 들어왔다.
엘리베이터 사고가 난 13동의 경우 심할때는 하루에도 2∼3번씩만 정전되는등 주민들이 불편을 겪어왔다.
◇고압선의 영향=연세대우광방교수(전기공학) 는 『고전압이 흐를 경우 주위의 전자장 분포가 강해 전기용품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므로 우선 사고원인부터 정확히 조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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