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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2.0'시대를 아는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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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짧은 시간에 정보통신 강국으로 떠오른 한국 만큼 디지털 분야에서 성공과 실패의 다양한 우여곡절을 겪은 나라도 드물다. 국내기업들은 여전히 해외기업을 연구하지만 디지털 분야는 한국이 앞서가는 사례가 적잖다. 하지만 이런 역동적 사례들을 조망함으로써 디지털 한국의 변화상을 종합적으로 그려내는 연구는 드물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디지털 분야의 성공사례를 심층연구하는 세미나를 23일부터 매주 한차례씩 30회에 걸쳐 진행한다. 세미나에는 대표 디지털 기업의 임원이나 관련 전문가들이 나와 사례 발표와 토론을 벌인다. 중앙일보는 이 세미나 내용 중 주목할만한 것을 소개할 예정이다.

비약적으로 커온 국내 인터넷 업계는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인터넷이 통신.영상.미디어.상거래의 종합적 플랫폼으로 진화하면서 산업 전반이 격동할 조짐이다. 23일 서울 한강로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열린 '디지털 사례 연구' 첫 세미나에서 SK커뮤니케이션즈의 유현오 대표와 다음 커뮤니케이션 미디어 부문 석종훈 대표가 발제자로 나와 자사 성공 사례를 발표했다. 이들은 최근 인터넷 산업의 가장 두드러진 흐름으로 사용자의 참여 확대와 인터넷포털의 미디어로의 변신 등을 들었다.

◆ 주어지는 콘텐트에서 참여하는 콘텐트로= 근래 인터넷 산업의 큰 흐름은 이용자가 만드는 콘텐트(UCC:User Created Contents)의 확산이다. 블로그, 인터넷 카페 등에서 개인이 직접 콘텐트를 만들어 올리는 '1인 미디어'가 대표적 사례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유현오 대표는"싸이월드 서비스는 이런 인터넷의 트렌드를 잘 읽어 성공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싸이월드는 초기'1촌'개념을 도입한 인맥관리 도구였으나 '미니홈피''미니룸' 등 1인 미디어 형태의 서비스로 전환하면서 폭발적 반응을 얻었다. 각종 아이템과 장식 선물 등을 팔아 유료 서비스 도입에도 성공했다. 온라인 상의 자기 표현 욕구와 맞물리면서 SK커뮤니케이션즈의 회원 수는 2004년 1월 300만명에서 올 1월 1700만명으로 늘어나는 비약적 성장을 했다.

사용자 참여라는 인터넷의 새로운 트렌드는'웹 2.0'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냈다.'웹 2.0'이란 사용자.사업자.광고주가 서비스에 직접 참여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나가는 개방형 웹을 뜻한다. 과거의 웹이 사업자만 편집하거나 정보를 제공할 수 있었다면, 웹 2.0은 사용자가 직접 참여한다. 가령 사용자들이 직접 내용을 채우는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어(wikipedia) 등은 양적.질적으로 브리태니커 백과 사전을 앞서기 시작했다.

◆ 포털, 관문에서 콘텐트 집합체로=인터넷을 이용할 때 관문 역할을 하던 포털 사이트는 검색.전자메일.뉴스제공.쇼핑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기능을 제공하는 초대형 사이트로 변신하고 있다. 스쳐 지나가는 통로가 아니라 이용자들이 머무는 최종 목적지가 돼가는 것이다. 이런 포털의 변신과 함께 주요 인터넷기업의 매출도 비약적으로 늘어, NHN.다음.SK커뮤니케이션즈.네오위즈 등 4대 인터넷 기업의 매출 합계는 2004년보다 79%나 늘어난 1조570억원에 달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 미디어 부문의 석종훈 대표는 "포털의 미래는 결국 미디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 뿐 아니라 오락.스포츠.전문정보 등을 포괄적으로 제공하는 종합 매체로서의 성격이 부각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는"2002 월드컵, 각종 촛불 시위, WBC 야구 등에서 이미 미디어로서의 인터넷 포털의 위력이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다음의 경우 미디어 부문이 2003년 1월 전체 페이지뷰의 1%에 불과했으나 올 1월에는 18%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졌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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