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무도 4인승에 관해서는 관심이 없습니까.”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을 불과 16일 앞둔 지난달 14일 평창올림픽 선수단 결단식에서 취재진과 만나 대화하던 봅슬레이 국가대표팀의 이용 총감독이 불쑥 이렇게 말했다.
2015∼2016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세계랭킹 1위 원윤종(33·강원도청)-서영우(27·경기BS경기연맹) 2인승 팀에게 모든 관심이 쏟아질 때였다.
이 총감독은 “내가 느끼기에는 2인승보다 4인승의 결과가 더 좋을 수도 있다”며 “4인승 경기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때만 해도 ‘폭탄선언’으로 받아들여졌다.
원윤종·서영우에 ‘다른 두 선수’가 추가된 4인승 팀은 한 번도 월드컵 메달을 딴 적이 없다. ‘다른 두 선수’의 멤버도 여러 번 바뀌었다. 그런 무관심 속에서 전정린(29), 김동현(31·이상 강원도청)으로 최종 팀을 이룬 4인승 팀은 묵묵히 훈련했다.
원윤종·서영우는 시즌 초반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자 평창올림픽 금메달에 올인하기 위해 국내로 복귀했다. 이들과 함께 구성된 4인승 팀도 지난해 12월 5일 평창 트랙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사실 4인승 팀은 월드컵에서 포인트를 쌓지 못해 세계랭킹 50위로 추락했다. 평창 올림픽에 출전한 29개 출전팀 중 가장 낮다.
하지만 이들은 24일 봅슬레이 남자 4인승 1·2차 시기에서 합계 1분37초84로 보란듯이 중간 2위에 올랐다. 최종 순위는 오는 25일 3·4차 시기 주행 기록까지 합산해 매긴다.
금메달을 노리던 2인승 팀이 최종 6위로 올림픽을 마감한 가운데 별다른 기대를 모으지 못했던 4인승 팀이 또 다른 썰매 종목의 새 역사를 쓰게 될 지 관심이 쏠린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