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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고' 마구 방류 … 재래 산천어 황폐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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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그러나 이렇게 신기한 생태를 가진 산천어가 지금 어려운 고비를 맞고 있다. 일본에서 산천어가 아닌 '아마고'라는 종류가 이식돼 양식되고 있다. 아마고는 산천어와 유사하나 몸에 붉은 반점이 있다. 우리의 재래 산천어는 어미가 되어도 크기가 20㎝ 이하다.

그런데 지금 양식되는 '산천어'는 30㎝ 이상의 대형어다. 이것들을 하천에 방류한다며 축제를 벌이고 있다. 동해안에서만 서식해야 할 산천어가 영서 지역에서도 방류되고 있다. 영동 일부 지역에서도 마찬가지다. 많은 예산을 들여 우리 재래종이 아닌 아마고를 방류하고는 "산천어 자원을 보호하고 증강한다"고 선전하고 있다. 이것은 보호가 아니라 황폐화하는 것이다. 영동 지역 하천에 재래 산천어가 얼마나 서식하는지, 없는 것은 아닌지 의문스럽다.

더 이상 무분별한 방류와 서식 지역을 무시한 축제는 하지 않는 것이 우리 하천을 지키고 재래종을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참된 길이다.

그러나 산천어를 보호하기 위해 재래 산천어를 방류해도 문제는 남아 있다. 일본도 1980년대부터 대대적으로 예산을 투자해 시마연어 방류사업을 하고 있으나 자원이 빠른 시간 내에 늘어나지 않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하천 낚시로 인해 바다로 내려가기 전에 많은 시마연어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요즘은 계류낚시인 플라잉 낚시 동호인이 늘었다. 휴가철에 영동 지역 산간 계곡을 찾는 사람들에 의해서도 대부분의 산천어가 남획되고 있다. 우리 모두 관심을 갖고 산천어 살리기에 참여하자고 권유하고 싶다.

성기백 동해수산연구소 연어연구센터 수산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