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ㆍ박지원의 뒤끝?…'주적은 문재인' 발언 진실공방

중앙일보

입력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대표와 남경필 경기지사 그리고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 간의 진실공방이 20일 벌어졌다.

안철수ㆍ남경필 "사실무근" #안철수 측은 "법적대응 검토"

지난 1월 7일 박지원 의원과 안철수 전 대표가 전남 여수세계박람회장에서 열린 여수마라톤대회 개막식에 참석해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월 7일 박지원 의원과 안철수 전 대표가 전남 여수세계박람회장에서 열린 여수마라톤대회 개막식에 참석해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민평당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합당 전 안 전 대표와 남경필 경기지사 두 분이 두 차례 만났다고 했다”며 “그 자리에서 남 지사가 안 전 대표에게 ‘주적이 누구냐?’ 고 물으니 안 전 대표는 ‘문 모, 민주당이다. 홍 모, 한국당은 아니다’고 답변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안 전 대표와 남 지사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안 전 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주적이라는 단어 자체를 써 본 적도 없다”며 “박 의원께서 왜 그런 발언을 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한심한 일이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 측은 “박 의원의 발언은 근거 없는 사실일 뿐만 아니라, 본인과의 대화도 아닌 타인 간의 대화를 그것도 가상으로 인용해 ‘카더라’ 식으로 유포한 것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박 의원을 명예훼손으로 법적 조치를 검토중"이라고 했다.

남 지사 역시 입장문을 통해 “저는 평소 주적이라는 표현은 거의 쓰지 않는다. 그러니 그런 질문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공개된 사실을 각색하여 입맛에 맞게 쓰는 것이 정치공작”이라며 “굳이 주적이란 표현을 하자면 정치공작으로 국민을 선동하는 낡은 정치인들이 저의 주적이다. 박지원 의원님, 소설은 이제 그만 쓰시죠”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이 이날 안철수 남경필을 한꺼번에 거론한 건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차출론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민평당 측은 이 과정에서 ‘묵시적 야권연대’가 작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의원은 “언론에서 바른미래당과 자유한국당이 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선거 연대, 후보 단일화를 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서울시장은 안철수, 경기지사는 남경필로 이야기가 되고 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또 “지방선거에서 후보 단일화 및 보수 대통합의 길로 접어든다고 하면 다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만약 이러한 일이 현실화되면 민평당은 지방선거에서 언론과 국민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질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대책을 철저히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바른미래당은 한국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안 전 대표는 이미 한국당과의 연대는 없을 것이라고 수차례 밝혀왔다”고 말했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대표도 “한국당은 극복의 대상이지 연대나 연합의 대상은 아니다”고 말했고, 유 대표도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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