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수가…이랬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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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4·26총선뒤 강해진 야당과상대적으로 약해진 여당의 출현에 대해 부정적 측면이 강조되는듯한 느낌이다.
신문·방송에 등장하는, 지식인이라고 자처하는 몇몇 유명인사들이 정국 불안을 넘어서 중대위기설까지 언급하는 것을 보고 한심한 생각이 든다.
그들의 논리대로라면 지난날 강력한 여당의 힘에 의한 날치기통과, 관권정치의 묵인, 국익보다 정부·여당의 독주를 위한 여당의 무성의, 통치만이 있고 정치다운 정치가 없었던 국회가 당연한것으로 보인단 말인가.
물론 지난날 야당의 반대를 위한 반대나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무조건적 배타성을 염려한것이라고 생각되기는 하나 원래 의회정치의 속성은 고도의 정치력에의한 대화와 타협, 그리고서로 조금씩 양보하는 가운데 일치점을 찾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우리 헌정사에 그런 선례가 없다고 약한 여당의 출현에 불안해하기만하면 의회정치는 언제 정착된단 말인가.
처음엔 조금 불안정하겠지만 견제·균형 속에 의회정치발전, 즉민주주의 발전을 염원하며투표로써 맡긴 대임을 여야 모두 겸허히 받아들여 살기좋은 국가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또 그 중요성이 더욱 높아진 언론은 대국적 견지에서 국민여론을 조성하고 위정자들이 건전한 정치를 해나갈수 있도록 때로는 비판하고, 때로는 길을 안내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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