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한국 지하경제 규모, GDP 대비 20%아래로 내려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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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중앙포토]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중앙포토]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경제규모 대비 지하경제 규모가 20% 이하로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1991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30% 가량을 기록했던 지하경제 규모가 24년 간 10%포인트 가까이 줄어든 결과다.

 12일 IMF 연구팀이 최근 발간한 ‘전세계 지하경제: 지난 20년간의 교훈’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지하경제 규모는 19.83%였다. 전세계 158개국 평균인 27.78%보다 8%포인트가량 낮고, 축소 속도도 빨랐다.

 연구팀 분석에 따르면 1991년 GDP대비 29.13%를 기록했던 한국의 지하경제 규모는 1997년 26.97%까지 축소했다가 IMF 외환위기 이후 30%로 다시 커졌다. 이후 다시 꾸준한 감소세를 기록해 2015년에 처음으로 20% 이하를 기록하게 됐다.

 이번 연구를 이끈 프리드리히 슈나이더 오스트리아 린츠대학 교수는 앞서 2010년 한국의 지하경제 규모를 GDP 대비 24.7%로 추산했었다. 이번 보고서에서 연구진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제외하고는 1991년부터 2015년까지 전세계 지하경제 규모가 명확히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슈나이더 교수가 분석한 지하경제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강도, 마약거래 등 불법 생산을 포함한 경제활동을 측정하지 않는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세금이나 최저임금, 안전기준 등과 같은 규제나 행정절차를 피하기 위해 정부 당국으로부터 숨겨진 경제행위를 포괄한다”고 지하경제의 개념을 설명했다.

 전세계 158개국의 연도별 지하경제 규모를 추산한 결과, 전세계 평균 지하경제 규모는 1991년 34.51%에서 2015년 27.78%로 7%포인트 가량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지하경제 축소 속도가 전세계 평균보다 빨랐다.

 국가별로는 2015년 기준 짐바브웨(67%)가 조사대상국 중 지하경제 규모 최대치를 기록했다. 조지아(53.07%), 나이지리아(52.49%), 가봉(52.01%), 미얀마(50.99%)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반면 스위스(6.94%)는 지하경제 규모가 가장 작았고 미국(7%), 독일(7.75%), 네덜란드(7.83%), 호주(8.10%), 영국(8.32%), 캐나다(9.42%) 등도 10% 이하를 기록했다.

 한국 주변국 중에서는 일본(8.19%)이 GDP대비 지하경제 규모가 가장 작았고 싱가포르(9.2%), 중국(12.11%), 홍콩(12.39%), 베트남(14.78%)이 한국보다 작았다.

세종=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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