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남 “문씨 집안에서 애국자 많이 배출했다”…문익점·문익환 언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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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가운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왼쪽)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대표단과 오찬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가운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왼쪽)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대표단과 오찬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10일 문재인 대통령과 가진 오찬에서 “우리를 따뜻하고 친절하게 환대해 줘 동포의 정을 느낀다”며 “불과 40여일 전만 해도 이렇게 격동적이고 감동적인 분위기가 되리라고 누구도 생각조차 못 했는데 개막식 때 북남이 함께 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역시 한 핏줄이라는 기쁨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오찬에서 문 대통령의 성씨를 언급하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오찬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에게 “개막식 본 소감이 어떠냐”고 물어봤고, 이에 김 제1부부장이 “다 마음에 듭니다. 특히 우리 (남북)단일팀 등장할 때가 좋았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처음 개막식 행사장에 들어와 악수했는데 단일팀 공동 입장 때 저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다시 축하 악수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상임위원장은 “체육단이 입장할 때 정말 감격스러웠다”고 동조했다. 그러면서 “역사를 더듬어 보면 문씨 집안에서 애국자를 많이 배출했다. 문익점이 그때 목화씨를 갖고 들어와 인민에게 큰 도움을 줬다”며 “문익환 목사도 같은 문씨인가?”라고 말했다.

문익환 목사는 1989년 3월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과 회담을 가진 인물이다. 이에 문 대통령이 “그렇다. 그 동생분인 문동환 목사를 지난해 뵈었다”고 답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90세 고령인 김 상임위원장의 건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김 상임위원장이 1928년생 2월 4일생이라고 설명하자 “제 어머니가 1927년생이다. 대통령 되는 바람에 자주 찾아뵙지 못하고 있다”며 “아흔을 넘기셨는데 뒤늦게나마 생신 축하한다. 건강관리 비법이 뭐냐"며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시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조국이 통일되는 그 날까지 건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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