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풍년에 3년 연속 나라살림 흑자

중앙일보

입력

‘세수풍년’ 덕택에 나라살림이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의 수입인 총세입은 359조5000억원, 지출인 총세출은 342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두 금액의 차액인 결산상잉여금은 16조2000억원이었고, 이 중 전년에서 이월된 금액 4조9000억원을 뺀 세계잉여금은 11조3000억원 흑자였다.

2017년 회계연도 결산 결과

2017년 회계연도 결산 결과

세계(歲計)잉여금은 당초 설정해 둔 수입 목표치(세입 예산)를 초과해 남은 세입액과 당초 계획한 지출 목표치(세출 예산) 만큼 쓰지 않아 남은 세출액을 더한 금액이다. 정부가 1년 동안 거둬들여 쓰고 남은 돈이라고 보면 된다.

지난해 총세입 359.5조, 총세출 342.9조 #전년 이월분 4.9조원 뺀 순흑자액(세계잉여금) 11.3조 #국세수입 265.4조로 목표치 14조, 전년 징수액 22조 초과 #경기소비 회복에 법인세 부가세 증가...법인세 7조원 이상 증가 #부동산증시 활황에 소득세도 큰 폭 늘어 #

이에 따라 2012~2014년까지 3년 연속 적자였던 세계잉여금은 2015년 이후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게 됐다. 흑자 규모도 2015년 2조8000억원, 2016년 8조원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갔다.

나라살림이 상당히 큰 폭의 흑자를 기록한 건 지난해 경기가 좋아 정부가 거둬들인 수입이 예상보다 더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징수된 총세입은 전년 대비 14조5000억원, 예산 대비 9조6000억원 더 많은 금액이다. 총세입 중에서도 세수, 즉 국세수입의 공이 가장 컸다. 지난해 국세수입은 265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2조8000억원, 예산 대비 14조3000억원 더 걷혔다.

2017년 회계연도 결산 결과

2017년 회계연도 결산 결과

세목별로 전년과 비교해보면 소득세가 75조1000억원으로 6조6000억원(9.6%) 늘었고, 부가가치세가 67조1000억원으로 5조3000억원(8.5%) 증가했다. 59조2000억원의 법인세는 절대 금액으로는 3위였지만 전년 대비 증가액은 7조1000억원(13.5%)으로 가장 많았다.

전반적인 경기 호전에 따르면 기업 실적 개선과 임금 상승, 부동산 및 증시 호황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부가세가 많이 늘어난 건 수입액 증가와 소비 증가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년 대비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세목은 5조4000억원에서 6조8000억원로 26.8%나 뛴 상속증여세였다. 김영노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상속증여세 신고세액공제율이 더 낮아지기 전에 사전증여에 나선 납세자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상속증여세 신고세액공제율은 2016년 10%에서 지난해 7%로 낮아진데 이어 올해 5%. 내년 이후 3%로 계속 낮아질 예정이다. 공제율이 낮아지면 그 만큼 돌려받는 금액이 적어지기 때문에 납세자에게 불리하다.

2017년 회계연도 결산 결과

2017년 회계연도 결산 결과

2017년 회계연도 결산 결과

2017년 회계연도 결산 결과

국세수입과 달리 세외수입은 94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조4000억원, 예산 대비 4조7000억원 감소했다. 세수호조에 따른 적자국채 발행 축소 등이 원인이라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지난해 총세출은 전년 대비 10조7000억원 증가한 금액이고, 이월은 4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00억원 증가했다.

정부가 쓰거나 이월하고 남은 불용액은 7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조9000억원 감소했다. 백병갑 기재부 회계결산과장은 “지난해 불용률은 2012년 이후 최저 수준인 2.0%”라며 “경제 활성화 및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추경예산의 신속한 집행, 연말 불용 최소화 등 적극적인 재정집행을 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세종= 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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