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만큼 추운 지방 주택 경기 … 광주·부산·강원 ‘꽁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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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주택 경기가 꽁꽁 얼어붙고 있다. 특히 광주·부산·강원 등지의 주택시장 체감 경기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산연, 주택경기실사지수 발표 #광주, 전월 대비 39.8포인트 하락 #부산·강원·세종도 큰 폭 떨어져 #재건축·재개발 지수는 오히려 상승 #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월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에 따르면, 광주 지역의 2월 HBSI 전망치는 70.2로 전월 대비 39.8포인트 하락했다. 부산(-32p)과 강원(-25.7p) 등지도 20포인트 이상 내려갔다. 상대적으로 시장 분위기가 좋았던 세종의 HBSI 전망치는 지난달보다 17포인트 하락했다.

충북(-15.3p), 울산(-14.9p), 대구(-11.5p), 경남(-10.4p), 경기(-7.8p), 대전(-6.3p) 등 대부분 지역 역시 향후 주택시장 경기를 어둡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 전망치가 오른 곳은 충남(3.3p, 71.0)과 전남(0.5p, 77.4)뿐이다. 2월 전국 HBSI 전망치는 78.3으로 8개월째 기준선을 밑돌았다.

HBSI는 주택산업연구원이 한구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에 소속된 500개 이상 회원사를 대상으로 주택 사업 실적과 전망 등을 묻는 지수다. 100을 기준선으로 85~115는 보합, 115 이상은 상승, 85 미만은 하강 국면으로 판단한다.

서울(94.2), 인천(81.8), 세종(80)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의 HBSI 전망치가 60~70선을 기록하면서 향후 주택 사업 경기는 위축 국면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지속한 부동산 규제 강화에도 국지적으로 달아올랐던 개발 기대감도 빠르게 식고 있다.

황은정 주산연 책임연구원은 “정부의 지속적인 규제강화와 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시장 부담 확대 등으로 주택공급시장 여건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주택사업자가 많아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황 연구원은 “국지적 개선 기대가 유지됐던 부산, 세종, 광주 등 지역 여건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1~2월 주택산업경기실사지수 전망치 비교

1~2월 주택산업경기실사지수 전망치 비교

반면,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은 식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월 재개발 지수는 93.8로 전월 대비 4.3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10월 90.9를 기록한 후 3개월째 80선을 유지하던 재건축 지수도 지난달보다 5.4포인트 상승한 91.8을 나타냈다.

황 연구원은 “재건축보다는 재개발에 대한 기대가 더 개선되고 있다”며 “도시재생 뉴딜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노후 주거지 정비 수요가 있을 것이라는 지역적 기대감과 재건축 시장 위축에 따른 재개발시장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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