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앙쥐상륙작전』·『새의방』등 4편영화화|영진공 공모작…발상 독특·언어감각 신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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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신진작가들의 시나리오가 잇따라 영화화되면서 주목을 끌고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해까지만해도 이들 작품이 거의 외면당해온 실정으로 볼때 큰 변화다. 지난해 영화진홍공사가 공모해 뽑았던 입선작 4편이 최근 모두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다.
다모아필름이 작가 김정진씨(28)를 감독으로 내세워 당선작 『새앙쥐 상륙작전』을, 남동홍업이 입선작 『팽수의 서울』(박광우작)을, 대진필름이『시로의 섬』(이남선)을, 샘터영화사가 『새의방』(이봉희작)을 각각영화로 만들고 있다.
영화진홍공사는 80년부터 시나리오 공모를 통해 지금까지 모두 16편의 입선작을 냈으나 실제 영화화되는 것은 이번의 4편이 처음이다.
영화진흥공사는 85년까지 반공·계몽등 소위 목적 시나리오에 한정, 공모해오다가 영화계가 외면하자 86년부터는 일반적 내용으로 바꾸고 상금도 대폭 늘렸다.
지난해에는 무려 3백37편이 응모하는 열기를 보였고 신인들이 기성작가들을 제치고 입선을 모두 차지해 주목됐었다.
심사를 맡았던 영화평론가 호현독씨는 『신인들답게 발상이 독특했으며 특히 언어감각이 신선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이같은 신인들의 발굴은 시나리오가 절대 부족한 우리영화계 현실로 볼때 반가운 현상』이라고 강조하면서 이들의 작품을 과감히 영화화하는 제작자들의 자세도 바람직한 변화라고 했다.
당선작 『새앙쥐 상륙작전』은 대학캠퍼스를 무대로 남녀 대학생들의 순수한 꿈과 사랑을 통해 혼돈된 가치관을 꼬집은 작품. 작가 김씨는 한양대를 중퇴하고 한국 영화 아카데미를 졸업(2기), 이번에 직접 메가폰도 잡았다.
『시로의 섬』은 입선작『변주곡』의 제목을 바꾼 영화. 중년 연극 배우와 대학생인 모녀가 겪는 사랑과 갈등을 통해 거부할수 없는 운명의 힘을 조명한 멜러물이다.
86년 데뷔작『영웅연가』로 주목받았던 김유진감독이 신혜수·윤정희·변우민등을 기용해 한창 촬영중이다.
『팽수의 서울』은 지방 3류대학을 졸업하고 무작정 상경한 주인공이 구직과정에서 겪는 방황을 그렸으며, 『새의 방』은 여성잡지의 여성사진기자와 한 소년의 관계를 통해 인간사회의 부조리를 파헤쳤다. <이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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