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난 왕치산, 中 전인대 대표로 선출…국가부주석 복귀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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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측근으로 반부패 드라이브를 이끌던 왕치산(王岐山) 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29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로 선출됐다. 왕 전 서기가 올 3월 전인대에서 국가부주석에 임명되어 화려하게 복귀할 것이란 관측을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것이다.

왕 전 서기는 이날 후난(湖南)성 몫의 전인대 대표 118명 중 한 명으로 선출됐다. 남방도시보 등 일부 중국 언론은 이날 후난성 인민대표대회가 끝난 직후 왕의 이름이 포함된 전인대 대표 선출 명단을 공식 발표에 앞서 보도했다.

왕치산 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AP=연합뉴스]

왕치산 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AP=연합뉴스]

왕 전 서기는 지난해 11월 공산당 당대회 개최 이전부터 68세에 이르면 물러나는 중국 공산당의 불문율(7상8하)을 깨고 정치국 상무위원에 유임될 것이란 관측이 나돌았다. 지난 5년 동안 반부패 사정을 지휘하며 시진핑 주석의 권력을 뒷받침하던 사실상의 제2인자였기 때문이다. 막상 당 대회가 열리자 그는 은퇴 연령에 이른 다른 4명과 함께 상무위원에서 물러났고 자신이 맡고 있던 기율위 서기직도 내놓았다.

하지만 시진핑 2기 체제가 출범한 이후에도 물러난 상무위원 가운데 왕 전 서기만은 계속정치국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는 전언이 끊이지 않았다. 이는 공산당에서의 보직은 내려놓았지만 내년 3월 전인대에서 새로이 선출되는 국가기구의 보직을 새로이 맡을 것임을 시사하는 동향이었다.

구체적으로는 국가부주석 직을 맡아 시진핑 주석의 업무 중 외교, 경제 분야 등에서 상당부분 권한을 위임받을 것이란 추정도 나왔다. 왕 전 서기는 원래 금융분야에 오랫동안 몸담으면서 국제 무대에서 지명도도 있다. 부총리 시절에는 미국과의 전략경제대화에 중국 측 대표로 여러 차례 나서는 등 대외분야에서도 활약을 했다. 현재 중국 국가부주석에게 주어진 권한이 크지 않지만 왕이 이 자리를 맡게 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란 게 중론이다.

이처럼 무성한 추측을 불러일으켜 온 왕 전 서기가 전인대 대표로 공식 선출됨으로써 그의 국가부주석 발탁 설은 더욱 힘을 받는 모양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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