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저녁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깜짝 생일파티가 열렸다.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선수들이 케이크를 들고 북한의 주장 진옥의 생일을 축하하는 파티를 연 것이다.
평창올림픽에 출전하는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선수단의 분위기를 보여 주는 장면이다. 남북 선수들은 28일부터 4~6인용 식탁에 함께 앉아 밥을 먹는다. 단일팀은 한국 선수 23명에 북한 선수 12명이 가세했는데 28일 첫 합동훈련에서는 라인(5명)마다 북한 선수 1명이 투입돼 호흡을 맞췄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남과 북의 하키 용어가 다른 점을 고려해 영어·한국어와 북한식 표기를 함께 적은 용지를 선수들에게 나눠 줬다. 한국어로 '원타임 슛'은 북한 용어로 '단번에 쳐넣기'다. '박스아웃'은 '문밖으로 밀어내기', '골리 글러브'는 '잡기 장갑' 등이다.
양승준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올림픽단장은 "남과 북의 용어가 다르긴 하지만 알아듣지 못할 외계어는 아니다. 서로의 용어를 익히며 빠르게 녹아들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을 지켜본 아이스하키계 관계자는 "같은 운동을 하는 젊은 선수들이라 그런지 금방 섞였다. 스포츠와 정치는 분명히 다르다"고 말했다.
평창올림픽 조별 리그 B조에 배정된 단일팀은 스위스·스웨덴·일본과 차례로 맞대결한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