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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전국구는 "낙점" 만 기다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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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역구 공천이 매듭 지어짐에 따라 각 당에서는 이제 전국구 후보 인선 작업이 한창이다.
민정당에서는 지난 선거의 논공행상이 이뤄질 것이라느니, 새 인맥이 구성되느니 하는 소문이 많은 대신 야당 가에선 전국구 공천을 따내기 위한 헌금 액을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그 동안 지구당 창당대회에 전념했던 민정당은 선거공고 직전인 오는 6일 께 전국구 후보를 발표할 예정인데 당의 기초 작업은 끝내고 노태우 대통령의 낙점만 기다리고 있는 상태.
현재 당에서 기초 자료로 3백 80명과 당으로서 특히 배려하고 싶은 희망 사항을 올려놓았으나 전국구 공천은 총재 지명이기 때문에 전적으로 노 대통령의 의사가 결정적인 기준. 따라서 당 자료도 「참고용」이상의 의미는 없다는 지적.
전국구 공천 자 숫자는 60명 선.
이는 대외적인 지역구 의석 확보 목표 56%에 해당되는 정 후보 42명에다 예비 후보 20명 정도를 감안한 것.
이번 전국구 인선은 △과거처럼 지역구 탈락자「무마용」으로 활용하지 않을 것(채문식 대표) △직능대표의 발탁이라는 전국구 본래 취지에 충실 △지역구 공천 때 배려가 미흡했던 젊은 층과 여성층의 비중을 높인다는 것이 당이 제시한 기본 원칙.
그러나 노 대통령의 정국 운영을 위한 인력배치 구도가 결정 요인인데 당의 한 소식통도 『이번엔 청와대 몫이 많을 것』이라고 추측하면서 노 대통령의「호주머니 속 명단」에 관심.
이번 공천의 주 관심 대상은 이재형 국회의장의 3연속 1번 지명 여부와 노신영 전 총리의 의정 데뷔 가능성.
이 의장은 지역구 공천 후 청와대에서 노 대통령과「독대」했는데 이 자리에서 이 의장의 향후 거취가 논의됐다는 후문.
이 의장은 요즘 원기 왕성하게 전국지구당 창당대회 지원에 나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어 청와대 면담과 관련이 있는 듯.
노 전 총리의 전국구 공천은 제 5공화국과의 냉혹한 단절 의지가 과시되는 최근의 흐름으로 볼 때 가능성 희박 쪽.
박세직 올림픽 조직위원장도 본인의 희망에 불구, 올림픽 준비 전념 측면에서 회의적이며 지역구 공천을 중도 포기한 허화평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전국구보다 정부의 사회과학연구 기관을 맡게 될 것이라는 설이 유 력.
법조계론 김석휘 전 법무장관, 김달식 대법원 판사, 취임준비 위 자문위원이었던 손진곤 서울형사지법 수석부장 판사와 민화 위의 이병용 전 대한변협 회장이 거론 대상. 지역구 공천도 고려됐던 조영일 변호사는 인권변호사 자격으로 물망.
이번 공천을 통해 당의「싱크 탱크」를 전면 보강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학계에서 서울대의 정정길·노재봉·정종욱, 외대의 김 덕, 연세대의 안병준·노정현, 한양대의 유세희 교수 등 이 거론 중.
또 거물급 학계 인사로 고병익·조 순 교수 등도 물망.
이와 함께 지역구 출전자로 내세우려 했던 신길수(명지대), 이강혁(외대), 김현동(외교안보연구원)교수 등의 등용도 관심.
지난 선거 때 활약으로 이북출신이 우대되고 있는데 이상순 이북 5도민 회장과 유청영 중앙위 이북 5도 분과 위원장이 유 력 후보로 부상.
군 출신은 지금까지의 불문율에 따라 5명 정도 기용될 것으로 보이는데 윤성민 전 국방과 최상화 전 해군참모 총장이 물망.
경찰 출신은 지역구에서 크게 물을 먹어 사기 진작용으로 1명 정도는 포함될 것으로 기대.
기업인으로 이용태 한국 데이터 통신 회장, 김선홍 기아 회장, 김채겸 쌍용양회 사장, 권혁조 동양정밀 사장, 김항덕 유공 사장 등 이 거 명 중.
여성계로 김형덕(여성개발원장), 김천주(전 소비자보호협회장), 이령희(공륜 위원장), 김문희 걸스카웃 총재, 이인호 서울대 교수, 언론계 C모씨가 거 명중인데 정의숙 이대 총장, 김옥렬 숙대 총장 등도 거론.
문태준 대한의학협회 회장, 김 철 구로공단 노조협의 회장, 김한규 전국중소인 연쇄협회장, 정장섭 전국농업기술자협회 전무, 김동인 노총위원장, 윤정표 전 JC 회장 등 이 직능단체 대표 또는 전문가 등용 케이스로 끼어 있다.
현재 확정 상태인 당내 인사는 지역구를 반납한 채 대표와 최창윤 기조실장.
이상재 전 사무차장에게 지역구에서 밀린 정석모 전 사무총장은 충남지역 선거대책 본부장을 맡아 전국구 내락 설을 뒷받침.
조경목 제2 사무차장(전국구)은 대통령 선거 때 안살림 관장 공로로「확정적」으로 알려져 있으나 지난번 차장 승진이 「외부 방출」을 위한 경력 관리라는 흔적도 있어 아직 불투명. 선거대책본부 대변인 최상진 의원, 며칠 전 의원직을 승 계한 심국무 의원이 재기용 될 것 같고 이종환 전남도당 사무국장도 배려 될 것이라는 관측.
민주·평민·공화당에서도 전국구 후보 공천에 대해 의논이 분분하나 후보나 헌금 액수 등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만 무성한 상태.
전국구는 3 김씨의「독점적 관장 사항」인데다가 지역구 당선 선에 대한 예측이 지극히 불확실하기 때문.
야당 가에서 전국구는 직능대표라는 본래의 취지와는 달리 헌금 액수로 결정돼「전(돈)국구」라는 오명의 비판을 받아 온 게 주지의 사실.
그러나 현 정치여건상 야권의 선거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여서 이번 역시 헌금 액수의 과다로 전국구 후보가 결정된다고 해서 비판만 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
지난 2·12 총 선거 때는 당선 가능권내의 순번은 5억 원 기준에다 순위에 따라서는 5억 여원 이상의 뒷돈을 추가로 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에는 그때보다 1백% 상향조정될 것으로 보는 게 일반적 관측.
이는 각 당마다 사정은 다르나 2백 24개 지역구마다 2천만∼5천만원씩 균등하게 지원하고 선거 대책 비 및 특별 관리 대상 지구 지원비를 합치면 대충 50억∼2백억 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에서 나온 것.
민주당은 김영삼 전 총재가 비밀리에 각계 인사들과 접촉하면서 경력과 인물됨 및 헌금 액수 등을 두루 파악하고 있는 상태나 일체 함구.
박종률 사무총장은『최소한 지역구 당선 의석 수를 60석으로 보고 따라서 20번 이내는 안정권에 들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으나 지역구 당선을 40여 석 정도로 보고 15번 정도까지가 확실한 순번이 될 것으로 보는 예측이 유 력.
이에 따라 △1번에서 10번까지의 당선 확정 권은 15억 원 △11∼13번까지의 당선 안정권은 10억 원 △14∼16번까지의 가망 권은 5억 원대 △17∼20번까지의 당선 불투명 권은 2억 원대가 될 것이라는 설이 나돌고 있다.
거명 인사로는 처음부터 전국구를 의식한 김형경·조영수 의원, 당내 사정으로 지역구를 포기한 박 총장, 김무성 재정국장 및 김영관 부총재, 신진욱 전 의원과 당 료 케이스로 이유형 조직국장 등.
파주지역구를 포기해 전국구로 거 명되던 이영준 의원은 당이 제시한 액수를 거절하고 있다는 후문.
평민당도 박영숙 총재대행이『지역구에서 최소 60석 정도는 확보할 것』이라고 말해 민주당과 비슷한 선에서 후보와 헌금 액수를 결정할 전망.
후보로는 김대중 전 총재를 1번으로 해서 박 대행·최영근·문동환씨, 고한준·송현섭 의원 및 이상돈 고문 등 이 거 명되고 있는 실정.
전국구 7순위까지를 내다보는 공화당은 직능대표성을 다소 고려한다는 방침인데 창당 공신인 장영순·김영자 부총재, 이희일 총재비서 실장과 헌금 케이스로 김규원 의원이 유력시되고 있는 상태. <박보균·안희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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