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혼전지대(4)여-야 양자 대결 구도 서울 종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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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출마 예상자>
이종찬(민정)
김명윤(민주)
정인봉(공화)
차장량(정의)
2·12 총선 때 불었던「야당 바람」의 진원지였던 곳으로 이번에도 민주당이 김명윤 총재대행을 내세워 손님을 끌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추었다.
평민당이 한때 박영숙 총재대행을 내세우려 했다가 포기함에 따라 집권당과 제1 야당과의 양자대결 구도로 굳어졌다.
민주당은 김영삼 전 총재의 부산 출마와 더불어 김 대행을 종로에 출전시켜 서울·부산을 축으로 하는 민주당 바람을 불러일으킬 작정.
특히 제1 야당 고지 확보를 위해 서울 공략의 교두보로 이곳을 이용할 생각이어서 이번에도 전국에서 가장 뜨거운 접전지역이 될 전망이다.
전통적인 「정치 1 번지」라는 인식 때문에 의석 확보 차원보다 체면이 걸려 각 당이 거당적으로 지원해 온 곳이다.
이번 선거도 후보 개인의 역량도 중요하나 각 당의 지원도 볼만 할 걸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정치 1번지의 긍지가 대단한 유권자의 성향이 당락을 좌우하게 될 것 같다.
지난 대통령 선거 때 김대중 후보가 1위를 한 곳으로 30% 가까운 호남 세를 누가 차지 하느냐도 중요한 요인이다.
선거구민이 영세 층과 전통적인 보수중산층으로 이원화되어 있어 자금수요도 적지 않지만 후보 이미지가 결정적이므로 홍보전이 치열할 것 같다.
이 지역에서 만 3선을 노리는 민정당의 이종찬 의원은 어느 때보다 당내 위치가 어려워졌으나 그 동안 이 지역에 파묻히다시피 하며 조직을 다진 데다 온건개혁의 이미지를 쌓아 2·12 총선 때보다 수월한 싸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첫 출마 때 만든 장학회로부터 혜택을 받았던 중학생이 이제 유권자가 되어 선거운동을 도와주는 등 지역에 뿌리가 깊다.
당내 온건개혁파의 리더로서「큰 인물」로 키워 줄 것을 호소하며 강북개발·명문고 육성 등 지역 공약을 내걸고 있다.
2·12 총선, 대통령 선거 때 받는 30여% 남짓의 여당 고정 표를 어떻게 확대시키느냐가 문제다.
당의 지원만 믿고 생소한 곳에 뛰어든 민주당의 김 총재대행은「여당 견제 바람」이 불기를 기다리고 있다.
2·12 총선 때 이민우 총재와 같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
김 전 총재가 사조직인 민주산악회와 재경사무국 요원 총동원령을 내려놓고 있어 정상 가동만 된다면 상당한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 대표 주군임을 알리는 홍보 전에 주력하고 있다.
공화당의 정인봉 후보도 2개월 전부터 벽보 붙이기 등으로 얼굴을 알리고 있고 정의당에선 차장량씨를 공천했다. <문창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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