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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 하늘 속 주목받는 미세먼지로 만든 다이아몬드 반지

중앙일보

입력

미세먼지를 모아 만든 '스모크 프리 링'. [사진 스튜디오 로세하르데]

미세먼지를 모아 만든 '스모크 프리 링'. [사진 스튜디오 로세하르데]

18일 미세먼지 농도가 전국에서 ‘나쁨’ 수준을 보이고 일시적으로 ‘매우 나쁨’ 수준이 나타날 가능성도 예보된 가운데 미세먼지를 다이아몬드로 만들어낸 반지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예술과 과학기술을 접목한 네덜란드 예술가 단 로세하르데(Daan Roosegaarde)는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로 구성된 ‘스튜디오 로세하르데’(Studio Roosegaarde)에서 더 나은 일상생활을 위한 미래 풍경을 디자인한다. 지난해 8월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찾은 바 있다.

스튜디오 로세하르데는 지난 2015년 갈수록 악화하는 미세먼지로 인해 극심해지는 고통을 덜어내고자 ‘스모그 프리 프로젝트’(Smog Free Project)를 시작했다.

중국 대련 세계경제포럼 개최지 앞에 설치된 스모그 프리 타워. [사진 스튜디오 로세하르데]

중국 대련 세계경제포럼 개최지 앞에 설치된 스모그 프리 타워. [사진 스튜디오 로세하르데]

로세하르데가 가장 먼저 만든 것은 ‘스모그 프리 타워’(Smog Free Tower)였다. 높이 7m의 거대한 공기청정기로 정전기를 활용해 공기 중에 떠다니는 먼지를 빨아들인다. 전기 포트보다 적은 전기(1170Kw)를 필요로 하는데 시간당 3만㎥의 공기를 걸러내 미세먼지를 모은다. 스포그프리 타워를 중심으로 지름 20m 내의 범위에 있는 공기의 미세먼지를 45%까지 줄이고 초미세먼지는 25%까지 줄인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첫 시도 후 중국 베이징, 톈진, 다롄에 설치됐다. 또 인도, 멕시코, 콜롬비아, 폴란드에도 설치될 예정이다.

로세하르데는 “공식적인 요청이 오면 한국에도 스모그 프리 타워를 세워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아름다움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며 “스모그 프리 타워로 얻은 스모그로 무언가 아름다운 것을 만들고 싶었다. 그러다 떠오른 것이 반짝이는 보석이었다”고 말한다.

1개의 스모그 프리 큐브에는 1000m³의 공기를 정화한 후 만들어진 미세먼지가 들어있다. [사진 주한네덜란드대사관 공식 문화블로그]

1개의 스모그 프리 큐브에는 1000m³의 공기를 정화한 후 만들어진 미세먼지가 들어있다. [사진 주한네덜란드대사관 공식 문화블로그]

로세하르데는 스모그 프리 타워에서 얻은 미세먼지를 여과하고, 그중 탄소 성분에 높은 압력을 가하는 다이아몬드 공정기술을 통해 반지를 만들었다. 이렇게 만든 ‘스모그 프리 링’(Smog Free Ring)의 가격은 271달러(약 30만원)다. 하나의 반지를 구입하면 1000㎥의 맑은 공기를 기부한다는 개념으로 영국의 찰스 왕세자부터 신혼부부, 학생에 이르기까지 좋은 뜻에 동참했다.

단 로세하르데가 들고있는 스모그 프리 링. [사진 주한네덜란드대사관 공식 문화블로그]

단 로세하르데가 들고있는 스모그 프리 링. [사진 주한네덜란드대사관 공식 문화블로그]

그는 “이렇게 오염된 환경에서 나온 것으로 만든 예술 작품이 시민과 환경운동가들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다”며 한국의 미세먼지에 관해 묻자 “아래에서부터의 변화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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