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활비 유용 혐의’ 구속된 김백준·김진모…檢 칼날 MB로 향하나

중앙일보

입력 2018.01.17 00:22

업데이트 2018.01.17 11:40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좌)과 김진모 전 민정2비서관(우) [중앙포토]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좌)과 김진모 전 민정2비서관(우) [중앙포토]

이명박 정부(2008~2013년) 시절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사적 유용했다는 혐의를 받는 김백준(78)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김진모(52) 전 민정2비서관이 구속됐다.

두 사람이 구속됨에 따라 MB정부 국정원 특활비 수사는 보다 더 윗선을 향할 수 있는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직접 수사가 한 발짝 더 가까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17일 오전 12시 10분 오민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김 전 기획관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국고손실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오 판사는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김 전 기획관은 2008년 2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청와대에서 근무하며, 김성호·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으로부터 각각 2억 원씩 총 4억 원의 특활비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6일 오후 11시 김진모 전 비서관에 대해 특가법상 뇌물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전 비서관은 2009년~2011년 청와대 파견 근무를 했던 검사 출신이다. 당시 국정원 관계자로부터 5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날 오후부터 서울 구치소에서 대기했던 두 사람은 나란히 입감됐다.

두 사람이 구속됨에 따라 이명박(MB) 전 대통령 시절 대통령실장·수석비서관 등 청와대 인사들에 대한 수사도 불가피해졌다. 야당과의 커뮤니케이션 창구였던 특임장관 측에 국정원 특활비가 전달됐을 가능성 또한 아예 배제할 수는 없게 됐다.

특히 김 전 기획관의 경우, MB의 집사로 불릴 정도로 이 전 대통령의 재산 현황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고려대 상대 2년 선배이면서 MB가 정계에 입문한 1992년 이후 이 전 대통령 사가의 재산관리를 도맡아왔기 때문이다.

이 전 대통령은 김 전 기획관을 위해 원래 1급 비서관 자리인 총무비서관을 총무기획관으로 격상시켜주기도 했다. MB 정부 당시 기획관은 수석비서관회의에도 참석 가능했다.

또 김 전 기획관은 다스 사건에도 연루돼 있다. 그는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로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시절 BBK 대표였던 김경준씨가 다스에 140억 원을 돌려주는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직권 남용을 비롯해 또 다른 혐의로 구속 상태에서 검찰 조사를 받을 수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김 전 기획관은 다스와 국정원 특활비, 두 가지 사건에 모두 관여돼 있기 때문에 MB 입장에서도 상당한 위협을 느낄 것”이라며 “수사 상황이 진척됨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이 직접적인 수사 대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현재까진 17일 구속된 두 사람보다 윗선의 개입 여부에 대해 명확한 단서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모 전 비서관의 경우, 검찰에서 국정원 자금 1억 원을 받은 혐의를 일부 시인했으나 돈을 받은 경위에 대해선 구체적 진술을 하지 않았다.

김영민·박광수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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