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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드러난 적 없던 ‘삼지연 관현악단’의 정체는?

중앙일보

입력

북한이 15일 평창 겨울올림픽에 140명 규모의 ‘삼지연 관현악단’을 파견하기로 했으나 아직 그 정체가 불분명하다. 남측 수석대표인 이우성 문체부 문화체육정책실장은 “북측은 ‘삼지연 관현악단’을 중심으로 대표단을 구성할 것이라고만 밝혔고, 모란봉 악단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과거 북한 매체의 보도를 살펴봐도 ‘삼지연 관현악단’이라는 호칭을 가진 악단은 찾을 수 없다.

삼지연 악단? 올림픽 위해 급조?

북한이 15일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삼지연 관현악단'을 파견키로 함에 따라 이 악단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2016년 11월 17일 문화회관에서 북한 어머니날을 맞아 공연을 하고 있는 삼지연악단. [연합뉴스]

북한이 15일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삼지연 관현악단'을 파견키로 함에 따라 이 악단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2016년 11월 17일 문화회관에서 북한 어머니날을 맞아 공연을 하고 있는 삼지연악단. [연합뉴스]

‘삼지연 관현악단’이 현재 활동 중인 단체를 지칭하는지, 평창 파견을 위해 임시로 꾸린 조직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북측은 과거 남측에 파견할 예술단을 구성할 때 금성학원 학생 등을 모아 ‘평양예술단’이라는 명칭을 쓴 바 있다. 다만 어느 쪽이든 최근까지 활발히 활동해온 기존 삼지연 악단 단원들이 주축일 것이란 분석이 많다.

삼지연 악단이란?

사진은 2015년 2월 19일 설을 맞아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공연을 하는 삼지연악단. [연합뉴스]

사진은 2015년 2월 19일 설을 맞아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공연을 하는 삼지연악단. [연합뉴스]

삼지연 악단은 2009년 1월 창단됐으며 만수대예술단 소속이다. 대부분의 단원이 평양음악대학 출신으로 주로 클래식 곡을 연주한다. 과거 공연들을 살펴보면 바이올린, 첼로, 하프, 트럼펫, 클라리넷, 플루트, 팀파니 등 관현악기를 위주로 하며 피아노와 러시아 민속악기인 바얀을 비롯한 개별 악기들을 연주했다. 하지만 이 악단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여성 악장이 지휘도 하고 연주 도중에 단원들이 악기를 놓고 손뼉을 치며 청중의 박수를 유도하는 등 파격적인 연주 형식으로 대중과 호흡을 맞추는 데 중점을 뒀다.

라이온 킹, 미녀와 야수 OST 연주도

사진은 북한 조선중앙TV가 2017년 1월 3일 방영한 만수대예술단 삼지연악단 새해맞이 공연 모습. [연합뉴스]

사진은 북한 조선중앙TV가 2017년 1월 3일 방영한 만수대예술단 삼지연악단 새해맞이 공연 모습. [연합뉴스]

남측은 회담에서 예술단의 공연 내용을 민요나 고전음악으로 구성해 달라고 요구했고, 북측은 세계명곡과 민요로 구성하겠다고 답했다. 지난해 초 삼지연 악단은 ‘인민의 환희’라는 새해 경축공연을 선보인 바 있다. 악단은 미국 디즈니사의 애니메이션 영화 ‘라이온 킹’(사자왕), ‘미녀와 야수’(미인과 야수), ‘인어공주’ 등의 OST를 연주하면서 배경으로 영화를 편집한 영상을 띄우기도 했다. 한국에서 영화음악이나 클래식을 연주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모란봉악단도 올까

15일 남북 실무접촉에 대표단으로 참석한 현송월 모란봉악단 단장. [통일부 제공]

15일 남북 실무접촉에 대표단으로 참석한 현송월 모란봉악단 단장. [통일부 제공]

정부 당국자는 “정부와 강원도가 북측에 모란봉 악단을 초청했지만, 북측은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며 “모란봉 악단이 포함될지는 예술단 명단을 받아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측 대표에 현송월 모란봉악단 단장이 ‘관현악단 단장’ 자격으로 참석한 것으로 보아 현송월은 방문할 것으로 통일부는 예측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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