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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살이보다 좋아요” 만족도 1위 모범 혁신도시 부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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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10개 혁신도시 10년의 명암 ⑩ <끝> 부산혁신도시

부산혁신도시는 4개 지구로 조성돼 있다. 해양·수산 기능의 동삼지구, 금융 기능의 문현지구, 영화·영상 기능의 센텀지구와 공동주거지인 대연지구이다. 지난해 말 해양과학기술원을 끝으로 13개 기관이 모두 이전했다.

도심에 해양·금융 등 4개 지구 조성 #생활·교육 불편 없어 가족 이주 많고 #부동산값 폭등 등 부작용 없이 안착 #“동삼지구는 편의시설 등 아직 부족” #집적단지 조성, 문현지구 완성 과제

이들 지구는 다른 지역 혁신도시와 달리 모두 도심에 있다. 기관마다 별도의 사옥을 가진 동삼지구와 달리 센텀·문현지구는 대형빌딩에 입주한 형태다. 이 때문에 인근 땅값과 아파트값 폭등, 빈 점포, 생활 불편 같은 문제는 거의 없는 편이다. 다만 도로·하천을 사이에 두고 주거·상업지역이 걸어서 10여 분 거리인 동삼지구 직원들이 편의시설 부족 등을 호소한다.

영도구 동삼동의 부산혁신도시 동삼지구. 이전기관 직원들이 시내버스 부족 등으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영도구 동삼동의 부산혁신도시 동삼지구. 이전기관 직원들이 시내버스 부족 등으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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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삼지구 한 기관에서 근무하는 김병찬(32)씨는 “맞벌이 부부여서 세 살짜리 애를 늦게까지 맡길만한 어린이집이 혁신지구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에서 근무하다 기관 이전과 함께 2015년 3월 근무지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인 동삼동에 이사했다. 또 다른 기관에 각각 근무하는 김은정(47)·이호근(43)씨는 “동삼지구를 오가는 186번과 66번 시내버스가 있지만 배차 간격이 30분 정도로 길어 출퇴근에 불편을 겪는다”고 입을 모았다.

인근 부동산값은 안정세다. L부동산 노세진 소장은 “유입인구가 많지 않고 남구나 해운대구를 주거지로 선호해 땅값이나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한 원룸은 방 32개 중 7~8개가 비어있다. 이 원룸 주인은 “공실이 많아 보증금 500만원 기준 월 임대료를 40만원에서 올해 35만원으로 낮췄다”고 말했다.

부산혁신도시는 다른 혁신도시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가족동반 이주율(이전대상 3122명)은 2017년 6월 말 기준 44.1%로 전국 1위다. 지역인재 채용률(2016년 말 기준) 역시 전국 1위인 27%로 전국 평균 13.3%의 두배다. 국토부가 지난해 6~7월 실시한 ‘정주 여건 만족도’ 조사에서 평균(61.6%)은 물론 주거·편의·교통·교육·여가 등 5개 분야에서 모두 1위를 했다.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문현지구. [송봉근 기자]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문현지구. [송봉근 기자]

문현지구의 한 기관 직원 노모(42)씨는 “회사가 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고 주변에 백화점·시장·극장 등이 있어 불편을 느끼지 못한다. 정주 여건이 좋아 서울 거주 때보다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제는 있다. 문현지구에 민간투자로 진행되는 ‘문현 금융중심지 조성사업’의 조기개발이 시급하다. 문현지구 1단계 사업(2만4856㎡)은 완료됐지만 49층·36층 두 개 빌딩에 업무시설, 증권박물관과 뮤지컬 전용 극장 같은 문화·집회시설, 숙박·판매시설을 갖추는 2단계 사업(1만2276㎡)은 오는 연말 완료될 예정이다.

부산혁신도시

부산혁신도시

또 3단계 사업(1만293㎡)은 부지만 조성된 채 비어있다. 이곳에는 1단계 사업의 국제금융센터(63층)에 입주해 있는 한국남부발전의 사옥 신축이 추진되고 있다. 부산도시공사 소유의 문현지구 일반용지(1만5000㎡)도 비어있다. 이들 사업이 완료돼야 문현지구가 완성된다.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연관산업 클러스터(집적단지)가 조성되지 않아 ‘시너지 효과’를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오혁 부경대 경제학부 교수는 “앞으로 기업 유치와 기술보급, 창업 지원 등으로 시너지 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센텀지구 영상산업센터에 20여개 기업이 입주한 사례가 고무적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김정수 부산시 혁신도시 지원팀장은 “혁신지구 간 연관산업 발전과 관련 기업의 창업 지원 등을 위해 동삼지구에 ‘스템 빌리지’를 조성하고 해운대 센텀2지구와 북항 재개발지 등에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이를 위해 오는 9월 완료 목표로 ‘혁신도시 종합발전계획’ 용역을 발주한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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