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서울시 미세먼지 무료승차 조치에 “오죽 급했으면”…야당 “세금으로 깜짝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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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ㆍ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놓고 격돌할 예비 후보군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시가 오늘(15일) 하루 대중교통 무료 정책을 내놨다”며 “‘오죽 급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고 적었다. 서울시는 이날 미세먼지 비상조치를 발령하고 미세먼지를 일시적으로 줄이기 위해 시민들이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하도록 했다. 박 의원이 이를 서울시장 선거와 연관지어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3선 출마 뜻을 굳힌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노리고 있는 박영선 의원(왼쪽)과 박원순 서울시장 [중앙포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노리고 있는 박영선 의원(왼쪽)과 박원순 서울시장 [중앙포토]

박 의원은 “하루 자가용 차량을 자제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고 서울 공기가 갑자기 쾌적해질 수는 없다”며 “수치가 악화되니 시민들에게 경보를 울리고 자동차 운전을 삼가달라는 처방으로는 서울의 미세먼지가 원천적으로 좋아질 수 없고 시민들의 건강이 담보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쾌청해진 중국의 베이징(北京) 하늘 사진을 페이스북에 첨부한 박 의원은 “북경이 지난 5년 간의 노력으로 하늘이 맑아졌다”며 “그간 우리는 미세먼지 원인을 중국에 많이 미뤄왔다. 그러나 북경의 하늘이 파랗다면 분명 원인은 우리에게 더 크게 있는 것은 아닌지 짚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고는 “서울시는 좀 더 세밀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서울시는 지난해 7월부터 미세먼지를 자연재난으로 선포하고 10대 대책을 마련해 시행해 왔지만 미세먼지 농도 개선의 성과가 부족하고 효과적인 전략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특별시청이 지난 14일 오후6시 발송한 미세먼지 비상조치 발령 안내 문자 [허진 기자]

서울특별시청이 지난 14일 오후6시 발송한 미세먼지 비상조치 발령 안내 문자 [허진 기자]

박 시장을 겨냥한 비판은 야권에서도 나왔다. 자유한국당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선동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대중교통 무료 이용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없다”며 “황사철에는 또 얼마나 무료 혜택을 주겠다는 거냐”고 되물었다. 김 의원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 세금으로 생색내기를 하는 건 합당치 않다”며 “근본적이고 지속가능한 대책을 마련해야지 이런 식의 행정은 깜짝쇼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의 김승희 의원은 전날 ‘서울특별시청’ 명의로 미세먼지 비상조치 발령과 대중교통 무료 이용 안내 문자를 보낸 것에 대해 “박 시장은 자신의 시정 홍보를 위해서 재난피해 방지를 목적으로 설치ㆍ운영되고 있는 국가재난기관망인 재난문자 방송을 공짜 대중교통 홍보로 활용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박 시장 측은 “대응할 생각이 없다”며 “정책에 대한 여러 가지 비판은 늘 경청하고 참고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허진·김경희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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