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작심발언 "일본은 합의지켰다, 위안부 추가조치 절대 안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2일 한·일 위안부 합의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아베 "위안부 합의는 국가와 국가의 약속" #문 대통령 기자회견 뒤 첫 공개 발언 #'진심 다해 사죄해야' 요구에 정면 거부 #

아베 총리는 이날 동유럽 6개국가 순방을 떠나기에 앞서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일 위안부 합의는 국가와 국가의 약속이다. 이를 지키는 것이 국제적, 보편적인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일방적으로 추가 조치를 요구하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위안부 합의에 대한 견해를 밝힌 뒤 아베 총리가 이에 대해 공개적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위안부 소녀상'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중앙포토]

'위안부 소녀상'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중앙포토]

아베 총리의 이날 발언은 ‘작심발언’의 성격이 강하다. “일본이 진실을 인정하고 피해자 할머니들 진심을 다해 사죄해야 한다. 그것이 완전한 위안부 문제의 해결이라고 생각한다”는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내용도 수용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아베 총리는 또 “일본 측은 약속한 것을 모두 성의를 갖고 실행하고 있다. 한국 측에도 실행하도록 계속해서 강하게 요구해나갈 생각이다”고 말했다. 일본은 합의문에 기재된 10억엔을 모두 거출했다는 점을 내세움과 동시에 한국정부가 이를 정부 예산으로 충당하겠다고 한데 대한 항의의 의미로도 풀이된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문 대통령의 "10억엔을 일본과 협의하겠다"는 발언에 대해 "위안부 문제는 최종적·불가역적 해결을 확인했으므로 일본으로선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 여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한일 정상회담의 조기 개최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스가 장관은 "현재 시점에선 예정이 없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UPI=연합뉴스]

아베 총리.[UPI=연합뉴스]

아베 총리는 이날부터 17일까지 리투아니아, 트라비아 등 동유럽 6개 국가를 순방한다. 일본 총리가 이들 국가를 방문하는 것은 처음으로 30개 기업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과 동행한다. 지지통신은 이번 방문이 “중국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독자적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를 추진하는 가운데, 일본도 총리 외교로 존재감을 드러내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관련기사

아베 총리는 14~15일 유럽연합(EU) 의장국인 불가리아를 방문해 북한에 대한 압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할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순방국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문제 등 국제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긴장의 문제에 대해 연대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