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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이 싸인 파나마 실력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노리에가」그는 누구인가
거듭되는 대국 미국의 경제제재 조치와 그에따른 파나마 국내경제의 마비, 총파업 사태로 「망명일보전」의 위기에 있으며 거인 미국에 맞서고 있는 「검은 얼굴의 다윗」-파나마의 실력자 「마누엘·안토니오·노리에가」장군은 그의 출신 성분이 불분명한 것만큼이나 모든 행동이 수수께끼투성이고 모순덩어리다.
마약밀수·부절축재·정적암살·고문…등 미정부 매스컴에 흘러나온「노리에가」상은 「극악무도」한 것뿐이다.
미 마이애미 연방대배심은 마약밀수 등 12건의 용의점으로 그를 기소, 조사결과 모두 유죄로 밝혀지면 모두 합쳐 징역 1백45년에 이르는 「흉악범」이다.
기소장에 나온 한 사례를 보면 콜럼비아의 대규모 마피아 조직과 연결, 미국과의 중계 기지역할을 하는 댓가로 적어도 4백60만 달러를 뇌물로 받았다.
「노리에가」는 지난 2월11일 50회 생일파티를 성대하게 치렀지만 학적부를 보면 실제나이는 올해로 54세.
그는 빈한한 가정에서 태어나 파나마시티의 슬렴가에서 빈둥거리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처음엔 정신과의사를 지망, 파나마대에 입학했지만 중퇴하고 진로를 바꿔 파나마국방정비대에 중외로 입대. 이때 나중에 파나마 최고실력자가 된 「으마르·토리호스」장군과 운영적인 조우를 한다.
1968년 「토리호스」장군이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직후 군 부내에서 일어난반 「토리호스」쿠데타의 진압에 활약, 그 공로로 파나마 최대의 정보기관인 G2사령관의직에 발탁됐다.
그를 도와준 「토리호스」장군은 81년 7월 비행기사고로 사망했는데 지난해말 한 측근의 폭로로 이사고의 원인이 「노리에가」가 장치한 기내의 폭발물 때문이라는 흑막이 드러나기도.
비행기사고로 「토리호스」 죽은뒤 그는 군최고 사령관에 취임, 총수 1만5천명을 이끄는 파나마 국경대를 움직이는 실질적인 최고실력자로서 권력을 장악, 이후 2명의 대통령을 바꿔치우기도 했다.
「노리에가」의 국경수비대는 면세점·은행·카지노·신문·TV방송국 등 약60개의 민간기업을 수중에 거느리고 있어 이를 통해 파나마경제계도 좌지우지 해왔다.
이들이 갖고있는 이권만도 약 10억달러에 이른다.
파나마의 한 외교관는 『군부내의 세세한 일을 모두 알고있을 정도로 치밀한 일면이 있으며 부하들의 어려운 일은 앞장서 보살펴줄 정도로 자상한 보스』라고 말한다.
합법·비합법을 불문하고 군부에 들어오는 돈은 모두 부하들에게 나눠주기도 한다.
그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부하는 모두 G2시대에 「한솥밥을 먹은 동지」들인 만큼 결속이 강하다.
지난 16일에 일어난 반 「노리에가」쿠데타가 실패한 것도 그들이 한데 뭉쳤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그림 그리기와 문학을 취미로 갖고있는 고상한 일면도 있으며 이스라엘인의 잘 훈련된 보디가드들이 외출때마다 그를 호위한다.
그는 그의 별장이 있는 프랑스에 자주 놀러가지만 그의 외유때마다 「노리에가」가 국외로 추방당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돌아 재빨리 돌아오기도 한 일이 여러번.
넓은 이마, 펑퍼짐한 얼굴에 곰보자국이 있어 「파인애플 페이스」란 별명도 갖고 있다.<방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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