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좌파 정권에 SBS도 뺏겼다”, MB “그것도 적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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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무실을 찾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 전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8.1.3 변선구 기자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무실을 찾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 전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8.1.3 변선구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나 문재인 정부를 비난했다.

홍준표 “文정권, 쇼는 기막히게 잘해”, MB “그것도 능력”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신년 인사차 이명박 전 대통령을 방문한 자리에서 “좌파 정권이 들어서니까 SBS도 뺏겼다. 지금 부산에 KNN(부산경남방송)밖에 없는데 KNN도 회장이 물러났다. (정권이) 아예 방송을 빼앗는다”고 말했다. 이에 이 전 대통령은 “그것도 적폐네”라고 말하자 홍 대표는 “적폐가 아니라 강도죠”라고 답했다.

이 전 대통령은 홍 대표에게 “가장 어려울 때 야당을 하고 있다”며 “이렇게 어려울 때 야당 역할을 정말 잘해야 한다”고 했다. 홍 대표는 “이 정부에서 지금 추진하는 것은 올해부터 (과거 정권) 핑계를 댈 수 없을 것"이라며 "운동권 정권이기 때문에 정권을 담당할 능력이 없다. 곳곳에서 부작용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이 전 대통령은 “야당이 강하게 하려면 정부의 긍정적인 측면도 이야기해야 한다”며 “부정적인 측면만 이야기하면 협력이 안 된다”고 했다.

이에 홍 대표는 “지금 긍정적인 측면 하나는 있다. 쇼는 기가 막히게 잘한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그것도 능력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좌파 정권이 들어서니까 SBS도 빼앗겼다”고 주장한 사실이 알려지자 SBS 가 당일 저녁 ‘8시 뉴스’를 통해 홍 대표의 언론관을 비판하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SBS 최혜림 앵커는 “지난 대선 때부터 최근까지 언론관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오늘 또 납득하기 어려운 발언을 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지난 2017년 5월 대선 후보 부산 유세 당시 홍준표 대표는 “SBS라는 방송은 내가 ‘모래시계’ 드라마 만들어서 키운 방송이다. 어떻게 홍준표가 키워준 방송에서 그따위 짓을 할 수 있느냔 말입니다. 내 집권하면 SBS 8시 뉴스 싹 없애버리겠다”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김현우 앵커는 클로징 멘트를 통해 “권력이 언론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언론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의식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다. 오늘 홍준표 대표가 SBS를 빼앗겼다고 말했는데 저희는 지금까지 자유한국당 소유였던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배재성 기자 hono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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