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유승민 향해 “나는 거짓말하는 졸장부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박지원 전 대표가 22일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안철수 대표에 대해 ’안 대표, 또 당했네요“라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중앙포토]

박지원 전 대표가 22일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안철수 대표에 대해 ’안 대표, 또 당했네요“라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중앙포토]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가 자신의 발언 일부를 공개 비난한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에게  “나는 거짓말하는 졸장부가 아니다”며 반박했다.

“전쟁을 원하나, 평화를 원하나” #“뜻 맞는 자기들끼리 잘 하길”

박 전 대표는 3일 오후 자신의 SNS를 통해 “유 대표가 제가 한 방송에서 한 발언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제가 틀렸다면 사과하겠다. 저는 제가 사실과 다른 말을 했다면 사과하는 사람이지 거짓말하는 졸장부는 아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표는 “그러나 유 대표가 저와는 같이 할 수 없다며 갖은 험담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저도 감사하다”며 “꽃가마를 태워간다고 해도 가지 않는다. 제 걱정 말고 저도 함께 못하니 뜻 맞는 자기들끼리 잘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 전 대표는 한 방송에 출연해 유 대표가 대선 후보 당시 6.7%밖에 득표하지 못해 선거비용 국고보조를 못 받아 재정이 바닥이 났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유 대표는 이에 공개사과를 요구하며 “명백한 허위사실이고 바른정당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러한 유 대표의 공세가 양당 통합에 있어 일명 ‘박정천’(박지원·정동영·천정배) 배제 요구와 연결돼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정천이 양당 통합 과정에 가장 큰 숙제로 꼽히는 안보, 대북관 등 정체성 측면에서 이견 차가 큰 존재들이라는 것이다.

[사진 SNS 캡처]

[사진 SNS 캡처]

박 전 대표는 이에 “전쟁을 원하나, 평화를 원하나”라며 “최근 위안부 이면 합의 문제, 박근혜 개성공단 불법 폐쇄 지시,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의사 등에 대한 바른정당의 반응을 보면 역시 보수의 정체성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 대표의 유 대표와의 통합 추진으로 우리가 얻을 것은 보수대야합의 쇠사슬 뿐이기에 반대하며 안 대표도 그들의 정체성을 파악하고 하루빨리 돌아오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