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가 머릿 속으로 '가속 페달을 밟아야지'라고 생각을 한다. 자동차의 자율주행 모드가 운전자의 뇌파 변화를 감지해 이 생각을 읽어낸다. 그리고는 차량 스스로 속도를 높인다.
이번엔 '저 앞 교차로에서 우회전을 해야지'라고 생각한다. 이번에도 자율주행 모드가 운전자의 뇌파를 읽고는 스스로 핸들을 우측으로 꺾는다.
공상 과학 소설같은 이런 기술이 실제 등장한다. 자동차 메이커 닛산은 '운전자의 뇌에서 전달되는 신호를 해석하는 차'에 대한 연구결과를 3일 발표했다. 닛산 측은 이 기술을 'B2V(Brain-to-Vehicle)'라고 소개했다. 원리는 운전자가 자신의 뇌파 움직임을 측정하는 기기를 착용하면 자율시스템이 이 움직임을 분석하는 방식이다. 의도된 움직임을 예상하고 미리 반응하면서 운전자의 실제 행동보다 0.2~0.5초 정도 더 빠르게 운전 조작을 실행한다.
"우회전 해야지" "가속 페달 밟아야지" #운전자가 생각만해도 차량이 뇌파 움직임 간파 #운전자 행동보다 0.2~0.5 초 빠르게 먼저 운전
닛산의 다니엘 스킬라치 부사장은 “대부분 자율주행을 인간이 기계에 대한 통제력을 포기한 비인간적인 기술이라고 치부하지만 B2V 기술는 그 반대"라며 "운전자의 뇌에서 전달되는 신호로 인해 운전을 더욱 흥미롭고 즐겁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B2V를 앞세운 닛산의 기술이 더 많은 자율성, 더 많은 전기화 그리고 더 많은 연결성으로 인류의 삶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B2V는 운전 조작뿐 아니라 운전환경도 바꿀 수 있다. 일본 닛산 연구센터의 루치안 게오르게 수석 연구원은 "증강현실과 결합하면 운전자 시야에 들어오는 운행 환경을 보다 편안한 상태로 바꿔 놓을 수 있다"며 "적용 범위와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닛산은 오는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전박람회 'CES 2018'에서 관련 기술을 시연할 계획이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