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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0여명 이은 평창올림픽 성화, 60일간 1118km 달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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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화 받아 든 이상화   (영종도=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100일 앞둔 1일 오후 인천대교에서 열린 성화봉송 세리머니에서 &#39;빙상 여제&#39; 이상화가 성화를 전달받고 있다. 2017.11.1   uwg806@yna.co.kr/2017-11-01 16:42:59/ <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성화 받아 든 이상화 (영종도=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100일 앞둔 1일 오후 인천대교에서 열린 성화봉송 세리머니에서 &#39;빙상 여제&#39; 이상화가 성화를 전달받고 있다. 2017.11.1 uwg806@yna.co.kr/2017-11-01 16:42:59/ <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그리스에서 뜨거운 불꽃을 피운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성화가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대한민국에 도착해 전국을 돌며 대회 성공 개최의 열기를 불어넣고 있다.

'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Let Everyone Shine)'이란 슬로건을 지닌 평창 성화는 지난 10월 24일 그리스 올림피아의 헤라 신전에서 채화돼 올림픽 개막을 100일 앞둔 지난달 1일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제주-부산-울산-경남-전라도-충청도 일정을 마친 성화의 불꽃은 지난 29일 대구에 입성했다. 101일간의 여정 중 절반 이상을 마무리한 평창의 불꽃은 31일 대구에서 진행되는 제야의 종 타종 행사와 함께 더 밝게 타오를 예정이다.

지난달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도착한 평창 겨울올림픽 성화를 도종환(왼쪽)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피겨 여왕 김연아가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지난달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도착한 평창 겨울올림픽 성화를 도종환(왼쪽)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피겨 여왕 김연아가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평창 성화는 인천공항에 도착 후 곧바로 7500명 주자가 참여해 2018㎞를 달리는 101일간의 대장정에 나섰다. 7500이라는 숫자는 남북한 인구를 뜻하고, 2018㎞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개막 연도를 의미한다. 인천을 떠나 제주도로 옮겨진 성화는 내륙 봉송의 첫 관문인 부산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울산, 창원, 목포, 광주, 대전, 천안, 구미 등을 거치며 1118km를 달려왔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 봉송 특별주자로 나선 카이스트 휴보 로봇이 지난 11일 대전 카이스트 정문 도로에서 휴보의 아버지 오준호 교수에게 성화 불꽃을 건네주기 위해 이동하고있다. 대전=프리랜서 김성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 봉송 특별주자로 나선 카이스트 휴보 로봇이 지난 11일 대전 카이스트 정문 도로에서 휴보의 아버지 오준호 교수에게 성화 불꽃을 건네주기 위해 이동하고있다. 대전=프리랜서 김성태

전남 순천에서는 400명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봉화언덕을 오르내리며, 화합과 통합의 의미를 담은 대규모 강강술래 성화봉송 퍼포먼스를 펼치며 장관을 연출했다. 이번 성화 봉송에는 기차, 비행기, 배, 자전거 등 일반적인 교통수단 이외에도 다양한 방식의 이동 수단도 등장했다. 부산에서는 요트, 여수에선 해상케이블카를 이용한 봉송이 진행됐다. 통영 거북선, 부여 황포돛배도 등장해 역사적 의의를 더했고, 곡성에서는 증기기관차를 활용한 이색 봉송도 펼쳐졌다. 구축함을 이용한 해상 성화 봉송이 진행되기도 했다. 봉송은 진해에서 성화의 불꽃으로 수놓았다. 대전에서는 로봇이 주자로 나섰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재난구조로봇 ‘휴보’가 성화주자로 참여해 대한민국의 정보통신기술(ICT)을 전 세계에 선보였다.

지난달 부산에서 가진 평창올림픽 성화봉송에서 나란히 달리는 전 축구 국가대표 신영록과 차두리 축구대표팀 코치. 신영록은 2011년 K리그 경기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불굴의 의지로 일어서 축구계 &#39;기적의 아이콘&#39;으로 주목받았다. [사진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지난달 부산에서 가진 평창올림픽 성화봉송에서 나란히 달리는 전 축구 국가대표 신영록과 차두리 축구대표팀 코치. 신영록은 2011년 K리그 경기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불굴의 의지로 일어서 축구계 &#39;기적의 아이콘&#39;으로 주목받았다. [사진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유재석, 박명수, 수지 등 유명 연예인을 비롯해 차두리, 추신수, 박찬호, 김태균, 김소희 등 전·현직 운동선수들도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개최를 기원하며 성화 봉송에 참여했다. 유명인들만 참여한 것은 아니다. 제주를 대표하는 해녀를 비롯해 교사, 대학생, 소방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은 물론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 대한민국을 구성하고 있는 시민들이 대거 함께 했다. 이 밖에도 88 서울 올림픽 성화봉송 주자의 자녀들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봉송 주자로 참여한 사연, 곧 태어날 아이에게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예비아빠 등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이들이 ‘평창의 불꽃’을 옮기는데 동참했다.

지난달 16일 경남 합천 희망지역아동센터를 찾은 평창 겨울올림픽 성화. [사진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지난달 16일 경남 합천 희망지역아동센터를 찾은 평창 겨울올림픽 성화. [사진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현재까지 봉송에 참여한 주자는 4300여명이다. 성화봉송단은 ‘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이란 성화봉송 슬로건을 실현하고, 대한민국 국민 모두와 성화가 가진 희망과 열정의 메시지를 공유하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달리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는 ‘찾아가는 성화 봉송’ 프로그램을 꼽을 수 있다. 성화봉송단은 휴식일을 활용, 총 13곳을 방문해 다양한 이들에게 올림픽의 정신을 나누고 성화 봉송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 성화봉송단은 의령 사랑의집(여성지적장애인 보호 시설)을 시작으로 합천 희망지역아동센터(저소득 결손가정 교육시설), 순창군 노인복지센터(노인돌보미 바우처), 보령시 상이군경회(참전용사), 옥천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다문화가정) 등을 찾아 평창의 불꽃을 나눴다.

전 세계인의 관심 속에 대한민국 전역을 밝히고 있는 성화봉송 일정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조직위는 지진과 조류인플루엔자(AI)를 비롯한 다양한 돌발상황에 직면했지만 효율적으로 대처, 봉송을 이어나가고 있다. 포항에서 발생한 유례없는 지진으로 인해 수능이 연기됨에 따라 성화봉송 일정을 변경했다. 성화 봉송 행사 진행시 발생하는 환호 등 소음과 교통통제 등이 수험생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지난 23일 충북 단양 도담삼봉에서 진행한 평창 겨울올림픽 성화봉송에서 관계자들이 제천 화재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사진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지난 23일 충북 단양 도담삼봉에서 진행한 평창 겨울올림픽 성화봉송에서 관계자들이 제천 화재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사진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전북 고창군에서 AI가 발생하자 조직위는 전남 순천 생태습지를 성화 봉송 경로에서 긴급히 제외하고 운행하는 모든 차량에 대해 방역을 실시했다. 지난 22일에는 충북 제천에서 봉송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전날 화재가 발생함에 따라 제천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23일 단양에서는 봉송 재개 전 화재 희생자를 추모하고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경건한 묵념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희범 조직위원장은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봉송이 어느덧 절반을 지나면서 대회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열기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2월 9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점화되는 순간까지 다양한 소재로 봉송을 진행해 국민들은 물론 세계인들이 함께하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31일 대구에서 타오르고 있는 성화는 2018년 새해 첫날 포항 호미곶에서 해돋이를 시작으로 경주, 수원, 인천, 서울, 파주 등의 봉송로를 이동해 2월 9일 올림픽 개막 당일 평창에 도착한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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