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한 거 게을러서” “사는 동네 똥냄새 난다” 교수 결국 해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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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통대가 면접과정에서 수험생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한 교수가 학과장에서 보직 해임됐다. [연합뉴스]

한국교통대가 면접과정에서 수험생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한 교수가 학과장에서 보직 해임됐다. [연합뉴스]

한국교통대가 면접과정에서 수험생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한 A교수의 문제가 확산하자 28일 대책회의를 하고 A교수를 학과장에서 보직 해임했다.

이날 한국교통대는 입시 면접과정에서 수험생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한 A교수에 대한 입학전형 전반에 관한 면밀한 조사를 진행해 상식에 벗어난 학사 운영과 재학생들의 인권침해 증언이 이어져 해당 교수를 보직 해임했다고 밝혔다.

한국교통대는 전날 A교수에 대한 논란이 확산하자 “2018학년도 대입선발과정에서 제기된 언론보도와 관련해 상처와 실망을 안겨드린 수험생과 학부모님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통대는 “조사결과에 따라 위법ㆍ부당한 사항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엄정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다시는 이번과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A교수의 수험생 비하 발언은 지난 26일 언론보도를 통해 면접과정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드러났다. A교수는 면접과정에서 한 수험생에게 “범죄율이 높은 남자아이들이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아이들이야. 세상에 나와서 자기가 원하는 대로 안 되면 때려 부수고 찔러서 죽이고 이런 걸 제일 많이 하는 애가 이 같은 가정 스타일에 있는 사람들이야”라고 비하했다.

또 “몸이 좀 뚱뚱한 것 같은데 평상시에 많이 먹고 게을러서 그런가”라며 외모도 지적했다. 이 질문에 수험생이 근육이라고 답하자 이 교수는 “내가 근육인지, 비계인지 어떻게 알아. (감량 안 하면) 내쫓아도 할 말 없지”라고 말했다.

심지어 수험생이 사는 곳을 두고도 비하 발언이 이어졌다. A교수는 다른 수험생에게 “옛날에는 빈민촌이었는데, 너 같은 고등학생 때 ○○동, ○○동은 완전히 똥냄새 난다고 해서 안 갔는데”라고 했다.

합격 조건이 구타를 견디는 것이란 황당한 말까지 했다. “만약 합격하면 언제든지 너를 때려도 좋다는 조건으로 방망이를 하나 가져오면 합격을 고려해 보겠다”며 “엄마 아빠가 내 아들 때렸다며 소송하는 건 아니겠지”라고 묻기도 했다.

이와 관련 교육부는 직원 2명을 파견해 입시 면접과정에서 수험생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한 A교수에 대해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북지부도 성명을 통해 “한국교통대는 입시 면접과정에서 수험생에게 갑질 막말을 한 A 교수를 즉각 파면하라”고 촉구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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