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재현된 ‘아일란의 비극’…난민선서 숨진 18개월 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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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자료 화면(좌)과 2015년 터키 해변에 익사한 모습으로 떠내려온 아일란을 추모한 그림(우) [JTBC 화면 캡처, 중앙포토]

난민 자료 화면(좌)과 2015년 터키 해변에 익사한 모습으로 떠내려온 아일란을 추모한 그림(우) [JTBC 화면 캡처, 중앙포토]

지난 2015년 유럽으로 향하던 배가 좌초해 해안으로 떠밀려온 난민 아이 '아일란 쿠르디'의 비극이 재현됐다.

26일(현지시간) 터키 관영 통신에 따르면 에게해를 통해 유럽으로 향하던 난민들이 탄 소형 선박에서 18개월 된 아기가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아기의 신원은 레완 하순이라는 이름의 이 남자 아기로 파악됐다.

레완이 타고 있던 배는 터키 디킬리 근해에서 해안경비대에 적발됐다.
터키 해경에 따르면 선박에 타고 있던 76명 중 콩고민주공화국 출신의 2명을 제외하고, 모두 시리아 난민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숨진 아기의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부검을 의뢰했다.

이 배가 적발된 곳은 3년 전 아일린이 발견됐던 곳에서 북쪽으로 240km 떨어진 곳이다.

이날 디킬리에서는 출항 직전 난민 또는 불법 이미자 65명도 경찰 부대에 붙잡혔다.

한편 지난 2015년 가족과 함께 그리스로 가던 아일란 쿠르디는 소형배가 뒤집혀 숨졌다. 파도에 떠밀려 내려온 아일란의 시신이 한적한 터키 휴양지 해변에서 발견되며 전 세계인의 탄식이 쏟아졌다.

유럽연합(EU)과 터키의 난민송환협정 이후 '에게해 루트'로 유럽에 유입하는 난민 수는 크게 줄었지만, 완전히 중단되지 않아 아일란의 비극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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