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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없는 고결한 결말을 선사해주는 영화

중앙일보

입력

'콘스탄트 가드너'

'콘스탄트 가드너'

원제 The Constant Gardener | 감독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 장르 드라마, 스릴러 | 상영 시간 127분 | 등급 15세 관람가 | 제작연도 2005

[히든 무비] 콘스탄트 가드너

[매거진M] ‘시티 오브 갓’(2002) ‘눈먼 자들의 도시’(2008)로 유명한 브라질 감독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그가 연출한 ‘콘스탄트 가드너’는 아프리카 케냐가 배경이다. 케냐 주재 영국 외교관 저스틴(랄프 파인즈)의 아내이자 인권운동가인 테사(레이첼 와이즈)가 출장 중 변사체로 발견된다. 아프리카에서 벌어지는 영국 제약회사의 횡포를 비난하던 테사가 심지어 직장동료와 바람을 피웠다는 정황도 드러난다. 저스틴은 슬픔을 억누르며 아내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파헤친다. 모든 증거가 아내의 부정을 가리키는 상황에서, 그는 끝까지 아내를 믿고 사랑할 수 있을까.

'콘스탄트 가드너'

'콘스탄트 가드너'

12년이 흘렀지만, 랄프 파인즈와 레이첼 와이즈의 연기는 기품이 넘친다. 빌 나이, 대니 휴스턴, 故 피터 포스틀스웨이트 등 영국 명품배우들도 영화의 속을 든든하게 채운다. 거친 필름 질감, 야성적인 카메라워크는 아프리카의 장엄한 풍경뿐 아니라 질병과 내전으로 얼룩진 살풍경을 적나라하게 담아낸다.

진실을 추적하는 저스틴의 여정은 몹시 처절하지만, 일면 성스럽기까지 하다. 열성적인 테사와 대조적으로 온화한 성품을 가진 저스틴은 ‘한결같은 정원사’라는 제목처럼, 아내의 추억과 신념을 꾸준하게 보듬고 가꾸며 차분하게 결말을 향해 걷는다. 고요한 호숫가에서 펼쳐지는 엔딩은 이 영화를 오래 기억하게 하는 핵심 장면. 특정 음향을 의도적으로 생략한, 이 고결한 결말이 주는 여운을 아마 오래 잊기 힘들 것이다.

TIP 원작자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열린책들)로 유명한 첩보소설 대가, 존 르 카레.

고석희 기자 ko.seok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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