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또 필로티 구조, 화재엔 더 취약…“산소 공급해 풀무 역할”

중앙일보

입력

지난 21일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제천의 스포츠센터 건물 화재 피해를 키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필로티 구조’가 지목되고 있다.

충북 제천의 스포츠센터 건물의 '필로티 구조'가 화재 피해를 더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우영 기자]

충북 제천의 스포츠센터 건물의 '필로티 구조'가 화재 피해를 더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우영 기자]

22일 소방청에 따르면 제천 스포츠센터 1층 주차장에서 시작된 불은 순식간에 2층으로 옮겨붙으며 위로 확산했다. 1층은 기둥으로만 이뤄진 필로티 방식의 건물이다.

필로티 구조는 위로 불이 옮겨붙기 쉽고 화재 시 1층을 통해 산소가 공급되다 보니 ‘풀무’ 역할을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막혀있는 건물이었다면 산소를 모두 소진하거나 더 태울 것이 없으면 불이 해당 층에서 꺼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류상일 동의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필로티 구조물이 아니었으면 주차장만 태우고 위로 옮겨붙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2일 국과수와 소방청 등 요원들이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현장을 감식하고 있다. [김성태 기자]

22일 국과수와 소방청 등 요원들이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현장을 감식하고 있다. [김성태 기자]

특히 필로티 구조물의 경우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문은 방화문이 아닌, 유리문으로 돼 있다.

김유식 한국국제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방화벽이 설치돼야 하는 옥내구역과 달리 필로티 건물 1층은 옥내구역이 아니다”라며 “방화문이 아닌 유리문으로 된 구조가 옥내로 화재가 퍼지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필로티 건물은 지난달 경북 포항 지진 때도 안전성에 문제를 드러냈다. 통상 건물의 하중을 1층이 가장 많이 받게 되고 중량이 기둥과 벽에 분산되는데 필로티 구조는 벽이 없어 상하, 좌우 진동에 모두 취약한 구조라는 지적이 나왔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