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주총데이' 사라지나…최종구 "주총 분산 방안 마련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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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예탁결제원에서 열린 전자투표ㆍ전자위임장 모바일 서비스 오픈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예탁결제원에서 열린 전자투표ㆍ전자위임장 모바일 서비스 오픈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내년 3월부터는 수백개 기업이 같은 날 주주총회를 여는 ‘슈퍼 주총데이’가 사라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가 상장사의 주주총회 분산개최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0일 한국예탁결제원의 ‘전자투표·전자위임장 모바일서비스 오픈 기념식’ 축사에서 이러한 계획을 밝혔다. 최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올해 3월 24일 주총을 개최한 상장사가 924개로 전체의 45%”라며 “‘슈퍼 주총데이’로 일컫는 주총 집중개최 행태는 하루 빨리 시정해야 할 관행”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자마다 주총 개최가 가능한 상장법인 최대 개수를 설정해두는 대만 사례 등을 참고해 주총 분산개최를 유도하는 방안을 모색해서 내년 주총시기부터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

금융위에 따르면 2014년을 기준으로 특정한 3일에 주주총회를 개최한 상장회사 비율은 영국 6.4%, 미국 10.3%, 일본 48.5%인데 비해 한국은 73%에 달했다. 회계감사와 사업보고서 제출 시기 때문에 3월 말에 주주총회가 몰린다고는 하지만, 지나치다는 게 금융위의 판단이다. 같은 날 주총이 몰리면 직접 참석하기 어려운 주주들은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아울러 최 위원장은 올 연말 섀도우보팅이 폐지되는 데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도 밝혔다. 그는 “기업이 전자투표·의결권대리행사 권유 등 노력을 했음에도 의결 정족수를 미달한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되지 않도록 거래소 상장규정을 개정할 것”이라며 “증권사 주식거래시스템과 금감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전자투표시스템을 연결해 소액주주 접근성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또 상장사엔 주주총회 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최근 국회 법사위에서 상장회사의 전자투표를 의무화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라며 “SK그룹이 5대 그룹 최초로 주총 시마다 전자투표를 활용한다고 하는데, 이러한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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