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말고 뛰쳐나왔다”…2주째 타오르는 美캘리포니아 산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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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캘리포니아 주 벤추라 지역에서 발화한 토머스 산불 [CNN 화면 캡처]

지난 4일 캘리포니아 주 벤추라 지역에서 발화한 토머스 산불 [CNN 화면 캡처]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벤추라 지역에서 시작된 토머스 산불이 2주째 맹렬한 기세로 번지고 있다.

불이 벤추라에서 북쪽 휴양마을 오하이 밸리를 거쳐 몬테시토·카핀테리아에 이어 북서해안 관광도시 샌타바버라까지 위협하며 주민 1002여 명에게 새로운 대피령도 떨어졌다.

CNN은 현지 시간 17일 산불 확산의 주원인인 샌타애나 강풍이 주말부터 거세지면서 집을 버려둔 채 빠져나오는 주민들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벤추라 지역의 한 주민은 한 인터뷰에서 “자정 무렵 얼굴에 번쩍거리는 느낌이 들어 잠에서 깼다. 거대한 화염이 30m 앞까지 닥쳐 집을 둘러싸고 있었다. 신분증과 중요 물건만 챙겨 차로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사위가 문 두드리는 소리에 놀라 잠에서 깼는데 아무것도 챙기지 못하고 몸만 빠져나왔다. 지갑, 옷가지 챙길 겨를이 없었다”고 했다.

토머스 산불은 17일 오전까지 서울시 전체 면적의 1.8배에 달하는 26만7천500에이커(1천83㎢)를 태웠다.

캘리포니아 주 역대 3위에 해당하는 큰 규모의 산불이다.

진화율이 40%에 불과해 이런 추세라면 2003년 세다 산불 (27만3천 에이커 피해)을 넘어 조만간 캘리포니아 주 사상 최대 산불 기록이 될것으로 보인다.
캘리포니아 소방당국은 1월 첫 주까지 불길을 잡는 것을 현실적인 목표로 잡고 있다

이번 산불로 70세 여성과 소방관 한명이 목숨을 잃었고, 집에 남겨진 짐승들도 수난을 겪고 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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