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대통령 격려 두 번 받은 현대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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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현대자동차가) 중국의 자동차 시장을 석권하시기 바란다.”

방중 문 대통령, 충칭 공장 방문 #북경서 정의선 부회장과 대화 이어 #협력사 만나 ‘사드 보복’ 애로 청취

중국을 국빈 방문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중국 현대차 제5공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앞서 14일 베이징 국가회의중심 컨벤션센터 ‘한·중 경제·무역 파트너십’ 행사에서 문 대통령은 현대차가 개발한 차세대 수소전지차에 직접 탑승했다.

현대차·기아차 올해(1~11월) 중국 판매대수(96만9553대)는 지난해 같은 기간(156만9207대) 대비 38.2% 감소했다. 10월(12만2521대) 대비 11월 판매량(14만5015대) 판매량 반등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10월(20만6512대) 실적에는 못 미친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한반도에 배치하면서 시작된 중국 정부의 보복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증거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14일 한·중 경제·무역 파트너십 행사에서 문 대통령은 정 부회장에게 “(사드 여파로) 중국에서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 앞으로 잘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 부스를) 방문해주셔서 영광이며,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답변했다.

문 대통령이 방문한 현대 충칭공장

문 대통령이 방문한 현대 충칭공장

16일 오후 충칭 북경현대 5공장에서도 문 대통령의 격려는 이어졌다. 북경현대차는 현대자동차가 중국 진출을 위해 북경자동차(北京汽车)와 함께 출자한 합작법인이다. 문 대통령의 현대차 공장 방문은 한·중 경제협력을 홍보하기 위한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충칭공장 전체 직원 1300여 명 중 중국인 직원(1288명) 비율이 99%다. 문 대통령은 현지 중국인 직원 10여 명과 일일이 악수하고, 북경현대 공장 근로자들이 함께 사진을 찍고 싶다고 요청하자 흔쾌히 응했다. 직원들과 함께 “북경현대 파이팅!”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구체적인 사업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 충칭공장 입구에 전시한 차량을 둘러보다 중국 정부의 전기차 지원 정책과 중국 현지 전기차 충전시설 보급 현황을 구체적으로 질의했다.

김봉인 베이징현대차 전무는 중국 정부의 전기차 세금 지원 제도를 설명하면서 “전기차 충전 시설이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지난 8월부터 중국에서 전기차(엘란트라EV)를 생산하고 있다.

공장 시찰을 마치고 문 대통령은 현대차와 중국 현지에 동반 진출한 협력업체와 마주 앉았다. 간담회 자리에서 협력사들은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이후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했다. 사드 보복 이후 현대차 현지 공장 가동률이 하락하면서 협력사·딜러 매출도 하락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중국 정부는 11월 말 중국 일부 지역에 한해 한국 단체관광 금지를 해제했지만, 중국 소비자는 여전히 한국 제품을 적극적으로 구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현대차는 2015년 6월 착공해 지난 3월 중국 제5공장을 완공했다. 200만㎡ 부지에 프레스·차체·도장·엔진공장을 갖춘 현대차 중국 제5공장은 연간 30만대 생산능력을 갖췄다. 하지만 완공 시점이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과 맞물리면서 지난 8월 30일부터 소형 신차 ‘올 뉴 루이나(중국명 췐신 루이나·全新瑞纳)’만 양산하고 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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