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유엔 사무차장 "북한도 지금은 대화할 때 아니라고 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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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금 대화할 때가 아니라고 본다"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왼쪽)과 리영호 북한 외무상. [AP=연합뉴스]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왼쪽)과 리영호 북한 외무상. [AP=연합뉴스]

최근 북한을 방문한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공개 브리핑에서 이같이 보고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안보리 유럽 회원국의 한 외교관은 "펠트먼 차장이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을 멈추게 할 수 있을지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에 말했다. 김정일 정권은 억지 능력을 확보할 때까지 핵 개발을 계속할 계획이라면서다. 펠트먼 차장은 지난 5∼9일 방북해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박명국 외무성 부상, 알렉산드리 마체고라 주북한 러시아 대사 등과 각각 회동했다.

펠트먼 차장은 유엔 안보리 비공개 브리핑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대화에 관한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지만 우리가 문은 조금 연 것 같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의 소식통이 정확하다면 펠트먼이 기자들 앞에서는 긍정적인 늬앙스를 전했지만 비공개 브리핑에선 좀 더 비관적으로 보고한 듯 보인다.

안보리는 오는 15일 북핵·미사일과 관련 장관급 회의를 연다. 전날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며 대화를 제안한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도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미국이 비핵화를 전제로 하지 않은 북미 대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놓은 건 처음이다.

하지만 틸러슨 장관의 파격적인 대화 제안에 대해 백악관은 물론 국무부 대변인도 "지금은 때가 아니"며 "미국의 북핵에 대한 정책은 변함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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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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