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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월드컵특집] 아드보카트호 황태자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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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보카트호의 황태자는 단연 조원희와 이호, 백지훈이다. 조원희는 2002년 청소년대표를 지내긴 했지만 성인 대표팀 문턱을 밟지 못하고 소속팀 수원 삼성에서 송종국과 경쟁을 벌이는 유망주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의 스피드와 넓은 활동폭을 눈여겨본 아드보카트 감독은 지난해 10월 취임 후 첫 A매치인 이란전에 그를 선발로 올렸고, 이 '도박'은 '대박'으로 드러났다. 경기 시작 1분도 채 안돼 벼락같은 골을 터뜨린 것이다. "어릴 적 동네 당구장 주인 아저씨까지 인터뷰를 했더라"며 하룻밤 새 달라진 유명세를 실감하기도 했다. 41일간의 전지훈련에서는 10경기를 '개근'하며 아드보카트의 변함없는 신임을 확인했다. 포백라인의 오른쪽 수비수 자리를 굳히고 있는 조원희는 장기판의 차를 연상시키는 폭발적인 오버래핑으로 존재를 각인시키고 있다.

이호 역시 조원희와 함께 이란전에 깜짝 발탁됐다. 부동의 대표팀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김남일의 부상이 그에게는 기회였다. 특유의 성실함에 더해 신인답지 않은 대담함으로 김남일의 공백을 훌륭히 메웠다. 김남일이 복귀한 뒤에는 치열한 주전 경쟁을 벌였으나 전지훈련 미국전 이후엔 함께 '더블 볼란치'를 구축했다.

백지훈은 '전지훈련의 황태자'였다. 국내 평가전에서는 조원희.이호 만큼 주목받지 못했지만 전지훈련 동안 공격형 미드필더로 꾸준히 출전했고, 매끄러운 공수 연결로 아드보카트 감독으로부터 "베스트 플레이어"라는 찬사까지 받았다. 하지만 독일에서의 주전 전망은 상대적으로 밝지 못하다. 전지훈련에서 2골을 뽑은 김두현이 강력한 경쟁자로 버티고 있고, '프리미어리거' 박지성이 그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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