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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VIPB의 부자 따라잡기] “증시 반짝 호황 아니다, 주식 투자 아직 안 늦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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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지난달 코스피가 2500을 돌파하며 개장 이래 최고점을 경신했다. 투자자는 지금이라도 주식투자에 뛰어들어야 할지, 조정을 기다리며 다음 상승기를 노려야 할지 고민 중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필자는 주식투자는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금융시장을 대표하는 두 가지 상품은 주식과 채권이다. 두 가지 투자자산 중 “어떤 투자가 정답”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투자자의 성향이나 시장의 상황에 따라 투자 결정은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채권서 주식으로 자본 로테이션 #금리 상승은 경기 개선되는 신호 #개인연금 등 주식형 상품에 투자를

먼저 투자 성향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한국인의 투자성향은 어떨까. 미국, 유럽 등 선진국들과 비교해 공격적일까, 안정적일까. 역동적인 대한민국의 역사만큼 한국인의 투자성향 역시 공격적일 것이라고 추측하기 쉽지만, 오히려 안전선호형이다. 미국이나 유럽 등 자본주의의 역사가 깊은 나라와 비교해보면 안전자산 선호도가 월등히 높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한국 주식시장은 지속해서 성장했지만, 투자자에게 커다란 시련을 안겨주기도 했다는 것을 상기해보면 수긍도 된다. 가깝게는 미국 금융위기, 유럽 재정위기를 겪었고 멀게는 대한민국의 산업구조를 송두리째 바꾼 IMF 금융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금융위기는 비단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미국과 유럽도 굵직굵직한 금융위기를 피해 가지 못했다. 오히려 자본시장의 역사가 길었기 때문에 더 다양한 시장의 붕괴를 경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 다수의 투자자는 이러한 저금리 시대에서도 채권형 상품을 더 선호하는 것일까.

미국 사람이 우리나라 사람보다 천성적으로 훨씬 공격적인 성향을 가졌기 때문일까. 그것은 아닐 것이다. 필자는 그 차이를 자본시장의 성숙도 차이라고 생각한다. 자본시장 시스템에 대한 믿음과 기업이 성장해 과실을 투자자와 같이 공유할 것이라는 믿음이 역사를 통해 증명될 때 비로소 투자자는 장기적으로 주식투자는 위험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장기적으로 주식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결국은 인플레이션을 이겨내는 훌륭한 자산증식 방법이라는 믿음이 아직 한국시장에 뿌리내리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시간의 문제일 뿐 한국 자본시장이 성숙해질수록 한국인의 위험성향도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투자자에게 우선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 등 장기투자가 가능한 자산은 주식형 상품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 진정 위험한 자산은 변동성이 큰 자산이 아니라 충분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자산의 상승가치를 기대할 수 없는 자산이다.

시장환경에 대해 점검해보면 지난 10여년간 우리나라 국채금리는 꾸준히 하락해왔다. 금리 하락기에는 채권투자가 유망하다. 채권가격은 금리에 반비례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금리가 하락하기 때문에 기존에 높은 금리로 가입한 확정금리형 상품의 가치는 올라가게 마련이다. 하지만 지금은 글로벌 경기회복세에 힘입어 미국을 중심으로 금리가 점차 상승하는 추세이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린다는 것은 그만큼 경기가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이고, 경기개선은 필연적으로 기업이익의 증대를 가져온다. 기업이익과 양의 상관관계를 가진 주가도 당분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이노정 한국투자증권 삼성동PB센터장

이노정 한국투자증권 삼성동PB센터장

이미 지난해 연말부터 채권의 시대가 가고 주식의 시대가 온다는 기사를 종종 접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국내 투자자 중 상당수는 기대수익을 예상할 수 있다는 이유로 채권형 상품을 더 선호한다. 필자는 이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한번 형성된 큰 흐름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국내 자본시장은 10여년간의 채권 호황의 시대에서 올해 주식 호황으로 흐름이 바뀌는 그레이트 로테이션(Great Rotation)을 겪고 있다. 주식시장의 호황이 반짝 흐름은 아닌 듯하다. 지금 투자자 마음에는 주가 상승에 동참하지 못한 아쉬움과 주식시장에 선뜻 동참하지 못하는 두려움이 공존할 것이다. 최선의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얘기가 있다.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것만이 꼭 자산을 지키는 길은 아닐 것이다. 여러 위기를 겪으면서도 한국 주식시장은 우직하게 상승해왔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자본시장이 성숙해 간다는 믿음을 갖고 주식 관련 상품으로 자산을 이동시키는 도전을 해보자.

이노정 한국투자증권 삼성동PB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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