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지난 7년간 성추문으로 기업이 지불한 비용, 3200억원 달해"

중앙일보

입력

미국 할리우드의 '거물급'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을 시작으로 미 전역에서 성추문 폭로가 잇따르고 있다. 연예계에서 시작한 이같은 폭로는 언론계와 스포츠계, 재계, 학계 등은 물론 정치권까지 퍼졌다.

미국의 기업들이 지난 7년간 성추문의 합의에 지불한 비용이 3200억원에 달한다는 통계가 공개됐다.. [중앙포토]

미국의 기업들이 지난 7년간 성추문의 합의에 지불한 비용이 3200억원에 달한다는 통계가 공개됐다.. [중앙포토]

이처럼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발생한 성추문의 배경엔 합의금으로 이를 무마하려는 기업들의 관행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일간 USA투데이가 1일(현지시간), 미 연방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의 자료를 토대로 이같은 분석을 내놨다.

EEOC에 따르면, 지난 7년간 미국 기업들이 성추문과 관련해 지불한 비용이 최소 2억 9500만달러(약 3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합의 무산으로 당사자간 소송으로 이어진 사례는 포함되지 않은 만큼, 실제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USA투데이는 "미 기업들이 성 추문 비용을 일종의 사업비용으로 여겨왔다는 의미"라며 "말하자면 성 추문 피해에 침묵하는 대가"라고 꼬집었다.

폭스뉴스와 오라일리간 성추문 합의에 들어간 비용은 1300만달러(약 145억 4000만원)에 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단일 사건 합의금으로 가장 큰 금액이다. 이같은 합의에도 불구하고, 오라일리는 결국 폭스뉴스에서 퇴출당한 바 있다.

이같은 비용지불 관행은 성추문의 근절이 아닌, 성추문에 대한 침묵과 이후 폭로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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